즉흥글쓰기: 허브

정원을 거닐다

by 이제월

정원을 거닐다 손이 스치자 짙게 향기를 뿜는 풀을 만났다. 주인은 허브의 이름이 로즈마리라고 하였다. 과연 생김새로 짐작하기 어려우나 장미와 같은 향을 차분하고 분명하게 내고 있었다. 향은 분자가 움직여 후각기관에 닿는 거라고 한다. 이 작고 가는 잎들이 얼마나 잘게 쪼개져 흩어지는지, 그것들이 하나하나 얼마나 큰 것인지를 생각한다. 몸을 흩어 뿌리는 셈인데 얼마나 스치면 향은 이 풀의 전부를 닳게 할지도 생각한다. 하지만 지우개처럼 닳지는 않겠지. 아주 작고 짙은 게 분명하다. 그리고 이 산 것은 자라고 있으니까. 주인은 잎을 따다가 작은 봉투에 담아 주었다. 종이 같은, 차를 울리는 그런 봉투였다. 향이 묻었다.



제시어: 허브

제한: 5분, 손으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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