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엄지 사용 작성.
오분 글쓰기 ‘개똥’
김개똥. 이렇게 무성의하다니. 이렇게 떡하니 명패로까지 찍혀 나오니 이제 나는 영원히 개똥이가 된 것 같다. 조만간 간판에도 오르겠지. 나훈은 생각했다. 부모는 그의 이름을 개똥이라 지었다. 그리고는 백일도 안 지난 아이의 이름을 명패에 새겼다. 그가 오래 공부도 잘하고 출세하기를 바라 오동나무를 베어 책상을 짜 웃방에 들이고는 창호도 새로 바르고 문설주에 황토도 세 차례나 발랐다. 이런 사람들이었나. 나훈은 꼼꼼히 살피고도 통 모르겠다. 도대체 인간이란. 하고 생각하였으나 어쨌거나 이 생의 한참을 이들과 어울리고 붙어 살아야 할 터. 그들의 마음을 좀 더 탐구해 보기로 하였다. 하지만 삼년. 길어야 삼년이다. 나훈은 전에도 몇 번이나 그런 것처럼 길어도 삼년이 지나면 싹 다 잊고 애초에 무얼 하러 왔는지 왜 하필 지금 여기인지 아무것도 모를 줄 알았다. 어떤 생에선 잊은 것, 애초 다 작정한 것 대신 그게 뭔가 찾고 괴로워하는 데만 생을 다 썼다. 이번에는. 하고 눈을 깜박이는데 눈앞이 캄캄해졌다. 도깨비가 해칠까 개똥이라 부른 부모는 귀한 약재를 맡겨 용하다는 의원이 지은 약을 먹였는데 이게 그를 눈멀게 할 거고 그는 이번에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퍼뜨려야 했다. 감사해야 그럴 수 있다. 이 무지와 맹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