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서른세 번째날(2)

일곱 번 나는 내 영혼을

by 이제월



출판된 본문⟫ n.33

일곱 번, 나는 내 영혼을 경멸하였습니다.




제일 처음

나의 영혼이 저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

비굴해지는 것을 알았을 때입니다.




두 번째는

나의 영혼이 육신의 다리를 저는 사람들 앞에서

절룩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입니다.




세 번째는

나의 영혼이 쉬운 것과 어려운 것 사이에서

쉬운 것을 선택하는 것을 보았을 때입니다.




네 번째는

나의 영혼이 잘못을 행하고서도

타인들도 잘못을 행했노라고

스스로 합리화하였을 때입니다.




다섯 번째는

유약함으로 몸을 사려 놓고는

그것이 용기에서 나온 인내인 양 짐짓 꾸밀 때입니다.




여섯 번째는

어떤 사람의 얼굴이 추하다고

마음 속으로 경멸했을 때입니다.

바로 그 얼굴이

내 마음 속의 가면들 중의 하나라는 것을 모르는 채.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영혼이 아부의 노래를 부르고

그것을 덕이라 여길 때입니다.



원문⟫

Seven times have I despised my soul:

The first time when I saw her being meek that she might attain height.

The second time when I saw her limping before the crippled.

The third time when she was given to choose between the hard and the easy, and she chose the easy.

The fourth time when she committed a wrong, and comforted herself that others also commit wrong.

The fifth time when she forbore for weakness, and attributed her patience to strength.

The sixth time when she despised the ugliness of a face, and knew not that it was one of her own masks.

And the seventh time when she sang a song of praise, and deemed it a virtue.


새로 한 번역⟫

나는 일곱 번 내 영혼을 경멸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내가 영혼이 지고(至高)를 얻고자 비굴해지는 것을 보았을 때입니다

두 번째는 불구자 앞에서 영혼이 절름거리는 걸 보았을 때입니다

세 번째는 영혼이 어려운 것과 쉬운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때 쉬운 쪽을 골랐을 때입니다

네 번째는 영혼이 잘못을 저지르고서, 남들도 잘못을 저지른다며 스스로를 안심시킬 때였습니다

다섯 번째는 영혼이 자신이 약해서 참아 놓고는 인내심을 강하게 하고자 해서라고 생각할 때였습니다

여섯 번째는 영혼이 어느 추한 얼굴을 경멸하였고, 아울러 그것이 그 자신의 가면들 가운데 하나라는 것은 모를 때였습니다

일곱 번째로 내 영혼을 경멸한 때는 영혼이 찬가를 바쳐 부르면서 그게 덕이라고 여길 때였습니다.


읽기글-2⟫

육신의 다리를 저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영혼이 절고 있음을 본다는 것을 무슨 뜻일까요?




건강하게 걷는다는 것은

자신이 딛는 땅을 탄탄하게 딛고 간다는 뜻입니다.

그 둘은 후자가 전자'의 뜻'이라고 할 필요도 없이

동일한 사태에 대한 두 설명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영혼이 건강하게 걷는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

땅이 평평하거나 굴곡이 있거나 가파르거나에 상관없이

똑바로 걷는다는 뜻입니다.

만일 어느 영혼이 무언가를 추하게 바라본다면

무언가를 열등한 것으로 바라본다면

그것은 그 영혼이 맞닥뜨린 현실(땅)이 아니라

영혼의 걸음새, 그 다리에 흠이 있는 것입니다.




영혼이 다리를 전다는 것은

그가 저 육신의 다리절음을 순(順)하게 바라보지 못한다는 뜻은 아닐까요?




당신의 우위는 다리를 절지 않는다는 데 있지 않고

다리를 절든, 절지 않든

감사할 수 있는 '건강함'에 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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