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눈뜰 때
나의 고통은 너의 고통에 눈 뜰 때 감해진다.
거꾸로 너의 고통 앞에서 나의 고통을 말하면서부터 우리의 고통은 가중된다.
연민과 연대는 자아를 부수고 깨진 것들이 녹는 지난한 열기를 꿰뚫어 견디며 비로소 기쁨이 되고 환한 자리, 열린 공동의 자아를 마주한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아, 나구나 깨닫는다. 본래 내 모습, 진면목을 갖는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나없는 나를 찾지 않고, 이렇게 나 없고서
따로 해탈 같은 건 없다.
나 없이 나인 나 없이는.
— 낙안 3.1 독립운동기념탑 앞 이름들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