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국립518민주묘지를 다녀오며

by 이제월




광주에서

국립518민주묘지를 다녀오며



낯 모르는 당신을 보러 왔다

어째선지 소소한 불편을 견디며

문밖을 나서기고 숨이 턱 막히는 무더위를 무릅썼다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당신을 보러 온 이는

당신을 보고 나서

처음 본 이를 만나 웃음 짓는다

당신과 당신들의 빛이

노래처럼 우렁우렁

멀리도 퍼진 것 같다

이녘 가슴에서처럼

저이의 가슴에서도 그런가 보다

그치질 않고 당당

울리는 모양이다


앞서서 간 당신

산 자가 따른다

끊일 듯 잊힌 듯 하고도

교외를 지나는 버스처럼 드문드문

아니, 줄기차게

우리들은 가고 있다


당신과 내가 오고 가며

길을 만지고서 이어진 줄 인제 안다

여태 모르던 길을 밟으며 눈을 붉힌다

속상하고 반가워

웃는다

운다

웃는다



— 망월동에서 나오는 518번 버스에서






작가의 이전글슬기로운 생활_파해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