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와 함께 | 아닌 것은 다 빼고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 묵상(15)

by 이제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


14당신은 우리의 믿음이시나이다.

당신은 우리의 사랑이시나이다.




✣ 묵상 ✣

아닌 것은 다 빼고.


믿음이 아닌 것들

사랑이 아닌 것들


그것들은

다 빼고


나는 바라본다

한참을

지치지 않고서


지성은 일하여 지치지만

의지는 살아 숨쉰다

살아 있는 것이 그의 일

살아 가는 것이 그의 보람

생명이 긍지

존재함이 존엄한 증명


나는 지성을 놓고

의지를 쥔다

의지가 의지함을 붙들고

놓치지 않는다


손을 잡고

눈을 감고

느껴 본다


지성은 에오라지 저를 생각하고

제 안에서만 발견하지만

그리하여 불안하고 불만족하지만


의지는 밖을 향한다

지성을 아끼지만

지성이 다한 자리에서

버티는 지성을 안고서

훌쩍 뛰어오른다


가장 멀리 뛰어

날듯이 건너면

그것을

믿는다고 한다


사랑은

그렇게 믿을 수 없는 것을

알지 못해

믿는 것


그 자리에서 하느님은

‘우리의’

믿음,

‘우리의’

사랑이다


벌써 그런 줄 알았던 이들은

수직으로 깍은 낭떠러지

골짜기를 건너

발이 땅에 닿을 때

울 것이다


세상에서 우는 것이

가장 부럽고

멋진 것이다

이야~ 시원하다~





프란치스코의 글 출처: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엮음, 『아씨시 프란치스코와 클라라의 글』, 프란치스코출판사 펴냄, 2014년, 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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