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다

— 사라짐에 기댄 존재론

by 이제월

아름답다

— 사라짐에 기댄 존재론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다

사라짐으로써 그것이 정말

여기 있었다고 웅변한다

무심히 흘러가던 것들이

비로소 떼어나와 소중해지고

의미가 드러나고 때로

이름이 붙는다

저마다 달리 불러도 좋고

예쁘지 않고 멋지지 않아도

촌스러운 이름만으로

마법이 일어난다

사라진 것들은 사라진 뒤

이윽고 내 안에서 나와

함께 숨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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