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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제월 Oct 11. 2023

즉흥 글쓰기 | 한밤의 산책

(헤밍웨이 놀이의 변형)


모자가 좀 헐거운 것 같지만 귀를 쫑긋 세우고 걸친 뒤 종까지 목에 걸었다. 문을 밀어 열고 의젓한 걸음으로 나선 그는 잠깐 별의 볕을 쬐고 하늘을 우러른 뒤 놀랍게도 한 번 뛰어 담장을 넘었다. 그는 그치지 않고 열 개의 지붕을 사뿐히 넘어갔다. 그도 경탄과 경악, 그리고 무지의 침묵으르 느낄 수 있었다. 안다, 알어. 그는 너무 멋진 자신을 스스로 안타까워하며 잠깜 멈춰섰다. 이윽고 긴 혀를 뽑아 부지런히 제 몸을 핥았다. 






제시어 | 종, 모자, 헐거운 것, 귀 

제한 | 따로 없음. 


(202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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