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예순 번째날+예순아홉번째날

여인은 그녀의 얼굴을

by 이제월



출판된 본문⟫ n.69

자, 우리 이제 술래잡기를 합시다.

그대가 내 마음 속에 숨는다면

그대를 찾기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대가 그대의 껍질 뒤로 숨는다면

그 누가 그대를 찾으려 한들

부질없는 일일 것입니다.


출판된 본문⟫ n.60

여인은 그녀의 얼굴을 한자락 미소로

가릴 수 있습니다.


원문⟫

Now let us play hide and seek. Should you hide in my heart it would not be difficult to find you. But should you hide behind your own shell, then it would be useless for anyone to seek you. A woman may veil her face with a smile.



새로 한 번역⟫

자, 우리 숨바꼭질 놀이를 합시다

당신이 내 가슴 속에 숨으면

당신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당신 자신의 껍질 속으로 숨으신다면

그럼 누가 당신을 찾으려 해도 헛될 것입니다

여인은 미소로 그 얼굴을 감출 수 있을 것입니다


읽기글⟫

좀 무서운 얘기지요?

우리가 진실을, 기민한 거짓말 때문도 아니고

단지 우리의 '스침' 탓에

한 순간 위장으로 묻혀버릴 수 있다는 거.




2015년 11월 1일, e-artnow가 발행한 전자책을 기준해서 볼 때,

한국어 출판본의 본문은 연속한 문장을 잘라서 60번과 69번으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물론 따로 문단 구분이 없는 이 아포리즘은

순서를 섞어서 읽더라도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지브란은 어떤 문장은 앞문장에 이어 붙여 쓰고, 어떤 문장은 줄을 바꾸며 새로 시작했습니다. 출판물 기준 60번 글은 69번 글과 줄바꿈 없이 붙여 쓴 문장이기 때문에 이어서 읽을 때 지브란의 진의에 더 가깝다고 여겨 붙여 옮겼습니다. 역자의 뜻을 모르겠으나 두 개의 구절을 분리했을 뿐 아니라 멀찍이 떨어뜨려 실었습니다. 둘 모두가 상당히 난해한 이야기가 됐습니다. 함께 읽을 때 온전히 전달된다고 여겨 다시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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