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여섯째날

믿음이란

by 이제월


출판된 본문⟫ n.6

'믿음'이란

'생각'이라는 隊商(대상)이 결코 닿을 수 없는

마음 속의 오아시스입니다.


원문⟫

Faith is an oasis in the heart which will never be reached by the caravan of thinking.



새로 한 번역⟫

믿음은 마음의 오아시스입니다

거기는 생각이라는 대상(隊商)이 결코 다다를 수 없습니다


읽기글⟫

저만 읽고 있는가요? 그렇다면 저의 실수가 여러분 모두의 실수

저의 실패가 우리 모두의 실패가 됩니다.

같이 읽기 엿새째, 여러분도 같이 읽고 있기를 바랍니다.


앞선 다섯 번째 조각의 이야기와 연결된다고 봅니다.

'손 하나 가득 안개를'과 말입니다.

결국 저 탄생=죽음/죽음=탄생의 공식은

생각으로는 닿을 수 없는 오아시스⏤희망, 힘의 원천

오로지 '믿음'이라는

'불합리'가 아니라, '비합리'가 아니라

'초합리'한 어떤 것 안에서만 수긍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의례히 그런 것들은

이미 마음 속에 오아시스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어린왕자가 '사막이 아름다운 건 그 어딘가에

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 것처럼.


우리가 살아 있고, 삶이라는 여정을 계속하고 있는 것,

계속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안에 이미 그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가 생각으로만 그것을 찾을 때

그 隊商은 결코 그 오아시스에 닿을 수 없습니다.

그 대상이 제아무리 대단하고 유능하며 줄기차대도 말입니다.


'예전에 손 하나 가득 안개를'에 덧붙여 하나 더 말씀드릴까 합니다.

'알-카오스' 이론에 대해 들어보셨는지요?

카오스라는 혼돈 상태에 비해 알-카오스 즉 일종의 초-혼돈 상태는

카오스 다음에 오는 질서(코스모스)를 깨뜨린다기보다

거기에 경직과 죽음(질서지우려는 애씀이 종종 그런 꼴이 납니다) 대신

지속적인 생성과 가변성을 부여하는 상태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요즈음 세탁기 등에서 볼 수 있는 퍼지 기능 등이

모두 알-카오스의 구체적인 예입니다.

센서가 임의로 기능을 조절하는 것.

그것은 질서에 대한 무질서가 아니라

예측가능성이 떨어질 뿐, 곧 우리에게 더 감추어질 뿐,

사실은 더욱 더 질서정연하고

더 의미 있는 질서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간 관계와

우리가 우리 자신, 각자 저마다 스스로와의 '사이'를 잘 꾸려갈 때

확인하겠다시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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