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람이에게 | 시와 현실

회문(回文)

by 이제월



문을 연다

여는 힘으로 닫히고

닫는 동작으로 열린다

문이 돈다


문이 도는 힘은

문을 돌리는 힘인가

문이 도는 힘인가

도는 힘이 문을 여나


문이 돌고

문턱은 문 바깥에 발을 긋고

오가는 발을 스치운다

발을 기운다


문이 있어

밀고 돌린다

여는 자들은 하나같이

너머를 꿈꾼다


문은 꿈꾸게 하고

꿈을 꾸고 이루는 꿈

문은 융기(隆起)하고

침식(浸蝕)하며 요동(搖動)한다


나는 문에서

너를 만나고

네가 되고서야

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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