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긴 패션하면서 그런것도 몰라? 내가 알려줘야겠네~

by Aintnobite

집에가는 지하철에 앉아서, 메기도, 들기도 불편한 로에베 가방의 로고를 늘 잘 보이게 둔채로 불편한 자세로 앉아 다음 시즌 셀린느의 어떤 제품을 할부로 구매할까 하는 고민으로 미스터 포터를 보며. 막 신도림을 지날때쯤 한 커플이 내 앞에 섰는데. 요즘 일하면서 자주 보이는 블록코어를 입은 남자와 Y2K를 입은 여자, 흥미롭게도 루이비통 매장의 점간이동에 대한 얘기를 남자가 여자한테 하고있었는데, 아마도 남자는 매장간 상품이동을 업무로하는 듯 보였습니다.

나이는 어림잡아 20대 초 중반, 비쥬얼이 궁금했지만 올려다보면 눈이 마주칠까 바지랑 신발만 보았다. 어떤 얘기를 했는데 서론이 기억나지 않지만 남자는 본인의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여자는 긍정적인 반응으로 화답했습니다.

그러다 트렌드에 대한 얘기로 남자가 화두를 던졌는데,

"요즘 변하는 트렌드가 뭔지 알아?"

"요즘? 잘 모르겠는데?"

"요즘은 올드머니 스타일이 트렌드래 자긴 패션하면서 그런것도 몰라? 내가 알려줘야겠네~"

"그거 아직 유행 안하는거 아니야?"

"아니야, 미국에선 벌써 많이 보여"

올드머니룩? 처음 들어봤습니다, 오일머니를 잘 못 들었나 했는데 올드머니가 맞았습니다. 올드머니가 뭔지 나도 듣고싶었는데, 아쉽게도 내가 먼져 내려야 했고, 집에가면서 검색을 해보니 이제 막 한 달도 안된 웹 매거진의 토픽들이 많이 나오는데, 오 그들이 트렌드 전환을 시도하려고 하는구나..?

그들이 누군지는 알 수 없지, 하지만 트렌드 전환이 필요하다는건 이전 트렌드는 더이상 소비되기 어려운 상황이 온다는 걸 의미할테니 트렌드 전환으로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한 모두가 그들이 될 것이라는 망상을 해봅니다.

올드머니, 대략 3세대의 걸쳐 부를 축적하고 누리는 속칭 정통 상류층의 문화를 말하는데, 그게 패션 트렌드가 될 수있나?

결국 콘텐츠 소비를 위한 기존에 있던 개념을 언어만 바꿔 새로운 개념인 것 처럼 제시하는 미디어 상술 아닌가하는 비난을 토픽을 읽기도 전에 해봅니다.

토픽을 읽으며 올드머니 룩의 스타일을 본다. 프레피, 아이룩과 테니스, 승마 등을 즐기는 가까운 과거의 백인 문화에서 보여지던 의복 스타일을 말한다고 합니다. 대중에게 특정 상류층의 문화를 제안한다니 게다가 백인의 문화를, 그리고 그 스타일이 트렌드화가 된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생겼지만, 패션은 참 즐겁다 하고 넘깁니다. 과학처럼 진리를 말하는게 아니라 흐름이나 반응을 얘기하다보니 마구 비난해도 썩 불편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올드머니 스타일이 트렌드로 올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올드머니룩은 조용한 럭셔리라고 표현하는 로고없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클래식한 외적인 이미지에 집중하는 것이지 특정 계층의 문화를 모방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라고 하지만, 글쎄 과연 이미지만 가져 올 수 있을까? 패션은 대부분 시대의 문화를 이미지화 하는 수단이라고 볼 수 있는데, 패션을 이용해 소비계층을 양분화 하고 그 안에서 무의식적으로 계급을 나누려고 하는 시도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과도한 트렌드 마케팅으로 인해 코드화된 이미지가 무의식속에 자리잡고 그 때문에 스타일에 대한 한계를 느끼는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긴 합니다.

역시 재밌는건 대부분의 브랜드와 패션비즈니스는 올드머니룩을 트렌드화 했고, 마켓의 크기를 확장하고 있고, 곧 가장 거대한 패션왕국 LVMH의 투자로 속칭 올드머니 스타일을 항상 추구했던 피비 파일로의 뉴 브랜드도 등장 할 예정인 것을 보니, 다 우연 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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