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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Feb 04. 2024

제가 운동신경이 너무 없는데 운동 잘할 수 있을까요?

운동신경의 정의를 다시 잡다

Q. 제가 운동신경이 너무 없는데 운동 잘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답변부터 드리자면,


운동신경은 좋아질 수 있습니다!

제가 운동을 하고 또 가르치면서 느낀 점입니다. 최소 평균 정도는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확실히 밝힐 것은 저는 운동신경이 제로였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사실 어릴 때 아버지께 핀잔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축구선수이시기도 했는데 저는 어머니를 닮아 너무나 운동을 못했거든요.

단거리 달리기를 할 때면 늘 꼴찌였고,

축구를 하면 늘 골키퍼가 되었고 걸핏하면 얼굴에 맞아 안경이 깨지기 일쑤였습니다.

체육실기를 통과 못해 방과 후에 항상 남아야 했던... 좌절스러웠던 기억이 아직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남자답고 운동 잘하고 싶었던 제 어릴 적 모습은 자존감이 굉장히 낮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운동신경이 평균은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도 구기종목이나 운동신경을 요하는 것에선 아직까지도 잘하지 못합니다!

다만 어렸을 때 진짜 뭘 해도 몸치였던 저는 확실하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에서 운동신경을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말씀드릴 거예요.


이 글의 내용은 다소 제 주관이 개입된 것이라 ‘이게 맞아?’라고 느끼실 수 있지만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읽어보시면 꽤 상식적이라고 느끼시게 될 겁니다!







 이제 제가 운동을 가르치면서 얻은 점에 대해서 말씀드려 보고자 합니다

일단 확실한 것은 저를 찾아오시는 분 중에 운동에 자신감이 있으신 분은 많이 없습니다.

세상 자신이 제일 약하고 운동 안 해봤다고 하는 분이 오시는 게 멸치탈출연구소거든요.


그런데, 똑같이 마르고 운동 안 해보신 분이라도 막상 운동을 해보면

차이가 꽤 많이 납니다. 이런 차이를 보통 운동신경 또는 감각이라고 여깁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벤치프레스를 알려드려도 똑같이 운동을 처음 하는 기준으로

1분 만에 되는 분도 있고, 며칠이나 걸리는 분이 있습니다.


트레이너로서 이게 어디서 오는 차이일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저의 과거를 돌이켜보게 되더라고요.

왜냐하면 저도 운동을 잘 못했었으니까요.


어렸을 때는 운동을 잘하려고 굉장히 애를 썼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좌절감도 더 컸습니다. 아버지께 잘 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컸으니까요.

그런데 희한하게 잘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 미궁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더 조급하고 답답해졌죠.

저를 가르쳐주시는 지도자분들도 저를 모두 포기했습니다.

계속 가르쳐주려다가도 너무 안되니까


 " 그냥 니 맘대로 해라"

라고 하셨죠.


그런데 이 말에서! 운동신경의 비밀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운동신경이 안 좋다는 사람의 첫 번째 비밀,

고집이 강하다.


성격적인 면뿐만 아니라 어떤 배움에 대한 경향성인데

배울 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잣대로 이해해서 배우는 경향입니다.

되게 이렇게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고집이 매우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운동을 잘하는 방법은 정해져 있거든요

그냥 코치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데(이게 가장 운동을 잘하는 방법)

운동신경이 안 좋은 사람은 자신의 생각의 잣대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분들은 되게 어떤 것에 대해서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무의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해진 운동동작을 잘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운동신경이 나쁜 것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위에서 제가 아버지께 잘 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했죠.

마음이 쫓기고 여유가 부족한 마음의 상태

그것이 바로


운동신경이 안 좋다는 사람의 두 번째 비밀,

마음의 여유가 없고 조급하다.


<무소유>라는 책을 아시나요?

사실 쉽게 이해되는 경지의 책은 아닙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식물을 키울 때 너무 지나치게 정성을 들일수록

잘 자라 기는커녕 죽어버린다는 겁니다.

즉, 너무 애쓰는 상태(집착)는 오히려 더 독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운동에 적용하면,

운동을 너무 잘하려고 애쓰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운동을 못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 코칭 결과 운동에 대한 의미부여가 너무 강하신 분들이

운동을 더 못 배우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물론 지나치게 건성으로 운동하는 분도 물론 안 되겠지만

적어도 운동신경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이라면 이런 분은 없을 것이라 봅니다.


반대로 보자면 운동을 잘하는 사람은 운동을 잘하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주변에 운동을 잘하는 사람을 잘 생각해 보세요.

확고한 자신감이 있습니다. 별 고민하지 않아요. 그냥 합니다.

그냥 하는 게 핵심입니다.

나이키의 캐치프라이즈가 괜히 'Just do it'이 아닙니다.

그냥 하는 것은 심플하지만 굉장히 많은 진리를 담고 있어요


이때까지 제가 지켜본 운동을 제일 잘하는 사람은

운동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요 그들은 그냥 합니다.


아시아 최초 파쿠르 코치이신 김지호 코치님의 말씀이 떠오르네요.

빌딩 옥상 사이를 뛰는 일은 실수를 하면 갑자기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멘탈을 관리해야 그렇게 뛸 수 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그분이 하신 말씀은 놀라웠습니다.

욕망이 없어야 뛸 수 있어요


욕망이 생기는 순간 두려워지고 그때 몸은 움츠러들 수 있다는 겁니다.

운동도 마찬가지로 머릿속을 비우는 깨끗한 상태가 되어야만

운동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자!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제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 난 고집이 강하고 마음의 여유도 없고 조급해

그런데 그거 운동을 못하니까 그런 마음 상태인 것 아닌가?'


맞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그래서 저도 어렸을 때 더욱 운동을 못했죠.


엎친데 덮친 격, 설상가상이라는 말들이 있습니다.

세상에 중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되는 사람은 더 잘될 것이고,

운동 못하는 사람은 더 못합니다.


2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1. 운동을 못하는 사람은 고집 세고, 마음의 여유도 없다.

2. 고집 세고, 마음의 여유도 없는 사람이 운동을 못할 수도 있다.

마치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의 개념입니다.


그러면 이 둘 중 어떤 것을 변화시키는 것이 더 빠를까요?


저는 마인드를 변화시키는 것이 훨씬 더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원효대사(컴컴한 밤에 너무 목이 말라 바가지에 있는 물을 마셔 너무 시원했는데

아침에 보니 그것이 해골이어서 구토를 해서 얻은 깨달음)의

해골바가지 이야기처럼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순식간에 달라지니까요.



운동을 못하는 사람의 특징 중 하나인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사람이 바로 저였지만

저는 이 사실을 깨닫자마자 운동에 대한 마인드를 변화시켰어요.


그렇게 애써도 어깨에 불필요하던 힘이 안 빠졌는데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편안한 생각으로 복식호흡을 하니까, 불필요한 힘이 빠지는 겁니다.

마음을 내려놓고 시키는 대로 받아들이려고 하니까 운동을 더 잘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제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마인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운동을 잘하든 못하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편안하게 했을 때 최소한 자신이 할 수 있는 정도의 평균 수준은 할 수 있습니다.


전 코칭을 하면서 많이 보거든요. 충분히 할 수 있어 보이는 분들 조차

조급한 생각으로 인해 동작이 엉키는 경우를요.


그래서 저는 몸이 좋아져서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자존감이 높아져야 몸이 좋아진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운동에 집착하지 않는 편안한 마음 상태(Just do it)가

오히려 운동을 잘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죠






운동은 '머리'와 '몸'의 2인 삼각 경기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머리가 아무리 빨리 달려가고 싶어 해도

몸이 따르지 않으면 가다가 자빠집니다..


이때 머리가 할 수 있는 2인 삼각경기를 잘하는 최선의 방책은 무엇일까요?

바로 팀워크입니다. 팀워크의 기본은 상호신뢰와 존중입니다.

운동을 잘하기 위해선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 먼저! 자신(몸)을 믿어야 합니다.



운동을 잘하려고만 하지 마시고(2인 삼각경기 결과만 잘 받으려고 하지 마시고)

그저 운동 자체를 즐기세요(2인 삼각경기를 하는 팀워크 순간을 즐기세요)

그러면 어느새 운동도 잘 될 거예요(2인 삼각경기를 할 때 몸도 머리를 따라줄 거예요)

그리고 운동이 안되더라도 초조해하지 마세요

당신은 결국 잘할 수 있으니까요!


운동은 자신을 믿는 힘이 있는 자가 잘합니다.



일단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해보세요.

그래도 안되면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아래의 질문을 던져보세요.


내가 운동을 잘하려고 하는 이유가 뭔지?

그게 나를 그렇게 닦달할 정도로 중요한 이유인지?


스스로와의 소통에 성공하면 머리와 몸이 하나가 될 겁니다.


정신일도하사불성, 마음이 하나가 되어야 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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