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앤박 Apr 11. 2023

아들의 전역을 축하하며

전역을 진심으로 축하해.

건강하고 당당하게 집으로 돌아와 더없이 기쁘다.


짧고도 긴 여정이었다.

네 인생의 커다란 산 하나를 무사히 넘었구나.


처음 너를 국가의 아들로 떠나보내던 날

엄마는 많이 아쉬웠단다.

두 팔을 벌려 힘껏 안아주며

건강하게 잘 다녀오라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차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아쉬운 작별을 해야만 했지.

그저 차 안에서 너의 두 손을 잡고 기도했다.

건강하게 무탈하게 잘 다녀오라고...


다른 때와 달리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심란해 하던 모습을 감추고

씩씩하게 다녀오겠다며 앞으로 걸어가던

너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짧게 자른 머리

친구들의 무리에 서서 움직이는 차를 향해

거수경례로 우리를 배웅했었지.

그 모습이 얼마나 듬직하고 멋있던지

오랫동안 엄마의 눈에 담아 두었단다.

이대로 단단하게 성장하기를

기원하고 또 기원했단다.


5주간의 힘든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자대 배치 받던 날을 잊을 수 없구나.

아들을 군에 보내고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살펴주신 소대장님의 전화를 받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인수받은 모습 그대로

건강하고 안전하게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려보내겠다고 하신

그 말씀이 든든하고 안심이 되었구나.






전우들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생각이 깊어지고 성숙해져가는 너의 모습에

엄마는 감사하고 또 감사했단다.

지난겨울 친구들과 함께 외박을 나왔을 때

벗어놓았던 군화를 보며 짠한 생각이 들었단다.

하나라도 더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다른 부모님들도 모두 같을 거라 생각한다.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네가

두 번의 겨울을 지내는 동안 엄마는

겨울이 춥지 않게 빨리 지나가기를 바랐단다.

눈 내리는 날에는 네가 있는 곳만은

눈이 조금만 내리기를 바라는 얄팍한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의 마음은 동일할 거야.

건강하게 무탈하게 잘 마치고 돌아오기를.

제대 일자가 다가올수록 더 조심히

말을 아끼며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했다.


고맙구나.

건강하게 안전하게 무탈하게

집으로 돌아와서

더없이 기쁘고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약속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해 주신 선후배 동료들

잘 이끌어 주신 상사님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국방의의무를마치다  #인생의커다란산하나를넘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름처럼 살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