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가 당첨되면 무얼 하고 싶냐는 물음에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여행도 다니고 하겠다고 답했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일주일 정도 가만히 있고 싶다.
사실은 새 차를 사는 것이 아닌
17년 된 자동차를 돈 걱정 없이 튼튼하게 미리 고치고
지금 살고 있는 월세 지하방의 다음 달 세를 걱정하지 않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서서히 없앨 시간 동안만 천천히.
욕심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너무 지친 것이다.
복수심도 분노도 보상심리도 흘러가고 남는 것은
마음속 불안이 없는 평온함을 바랄 뿐이다.
자려고 누웠을 때 아무 걱정이 없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 말한 누군가의 얘기처럼
아무런 걱정 없이 깨지 않을 것만 같은
편안한 깊은 잠을 자고 싶다.
그러고 깨면 포르셰 911사겠지.
예술의 전당 대관해서 은퇴 개인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