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앉고 부엉이가 우는 산, 금산

by 노크
아빠가 모임 때 출렁다리를 체험하고 오셨다.
동생이 그 말을 듣고 내심 부러워했다.


그래서 그런지 식사를 하거나 쉴 때 한 번씩 출렁다리를 걷고 싶다는 말을 했다.

아빠가 다녀온 곳은 비교적 힘든 코스의 산을 올라야 갈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쉬운 코스와 함께 간단히 산책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봤다.

때마침 작년에 금산군에서 출렁다리를 개통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을치곤 따뜻한 날씨였던 오후에 월영산으로 향했다.

도착할 때 즈음 직원분의 안내를 받아 제1임시주차장에 도착했다.

작년에 다리를 개통하고 나서 여러 볼거리를 추가시킬 예정인지 본래 있던 1,2 주차장 외에 임시주차장을 더 만들고 있었다. 안내 책자를 보니 후에 민간 수목원도 배치될 예정이라는 걸로 보아 관광지 규모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제1 주차장에 화장실이 있어 들린 후 월영산 입구로 향했다. 입구 부근에 인삼튀김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인삼을 잘 못 먹는 어린이 입맛이라 바로 계단을 올랐다. 노란색 출렁다리가 차에서 내릴 때부터 어디서든 잘 보여 빨리 건너고 싶은 마음이 커서 빠른 속도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금방 속도가 줄었다. 출렁다리까지 계단이 400여 개 정도 되었다. 오랜만에 계단을 연속으로 많이 오르려니 좀 힘들었다.

내 체력이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인가 싶을 정도로 계단을 오를수록 스스로 좀 민망해졌다.


중간에 좀 쉬었다가 다시 계단을 올라 출렁다리 입구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출렁다리가 길었다. 엄마는 좀 무서워하셔서 아빠 손을 잡고 나와 동생 뒤를 이어 따라오기로 했다.


풍경이 정말 예뻤다.

월영산과 다리로 이어진 부엉산 아래로 맑은 금강이 흐르고 있고 산골 아래로 작게 보이는 집과 나무들이 평화로워 보였다. 다리를 건널 땐 사람이 우리 가족뿐이라 적당히 재밌게 흔들리는 걸음으로 걸었다.


다리를 건너니 직원분이 계셨는데 부엉산 이름이 귀엽다고 말하는 우리의 말을 듣고 부엉산과 월영산 이름 뜻을 설명해 주셨다. 말 그대로 부엉이가 많이 살아 부엉산이고, 월영산은 달의 그림자라는 뜻이라고 말해주셨는데 귀엽고 예쁜 이름이 어울리는 산이라 생각했다.



다시 주차장까지 어떻게 돌아갈까 고민하며 부엉산에서 내려오는데, 계단 끝에 천내교가 보였다. 차도가 있는 터널과 이어지는 이런 산책코스는 처음이라 재밌었다. 천내교 끝엔 금강을 낀 기러기공원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다. 주차장까지 길이 이어져있을 거라 생각해 우리 가족은 아래로 계속 내려갔다.



풍경이 꽤 멋졌다.

기러기공원에서 보는 출렁다리와 산은 또 다르게 보였다. 무엇보다 이국적인 느낌의 굉장히 큰 나무들 때문에 더 색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엔 오리들이 헤엄치며 다니고 공원에 귀여운 강아지들과 고양이가 있어 행복한 마음으로 산책을 마무리했다.


주차장에 안내 책자가 있는 점도 좋았다. 우리 가족은 산책을 다 끝내고 나서야 발견했지만 대부분 산책하는 느낌의 관광지에선 안내 책자를 주는 곳은 많지 않아 디테일을 챙겨주는 느낌이라 인상 깊었다.


달의 그림자가 걸리고, 부엉이가 많이 살던 풍경 좋은 곳을 걸으니 그 이름 때문인지 좋아하는 사극 드라마들이 생각났다. 정말 예쁘고 평화로운 느낌이구나를 많은 시대를 걸쳐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을 거라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여러 아름다운 풍경을 보존해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행복을 느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다. 물론 지금은 많이 안 보이지만 부엉이들도 달그림자를 바라보며 쉬는 매일이 되길 바랐다. 같이 행복하길!



여행지-사진.png

* 시간과 계절 : 2023년 가을

* 장소 : 충남 금산군 '월영산 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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