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시대부터 신고전주의까지..
4. 바로크
바로크로 넘어가봅시다.. 바로크는 '찌그러진 진주'를 뜻하는 포르투갈어 pérola barroca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름답게, 바로크 시기 그림은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전 르네상스가 '미'를 담아낸 사조라면, 바로크는 '추'의 미학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르네상스 미술의 특징이 조화, 절제, 이상적인 아름다움이었다면 바로크 미술은 역동성, 화려, 극단적인 대비감이 핵심입니다.
바로크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카라바조의 작품입니다.
르네상스에 비해 명암 대비가 아주 뚜렷하죠? 이는 '키아로스쿠로'라는 기법인데, 빛을 가까이에서 탁 쏘면 나올 듯한 대비감으로 이를 사용하면 인물의 입체감, 깊이감이 두드러집니다.
오른쪽 아래로 쏠린 무게감, 대각선의 불안정한 구도, 명암 대비는 서로 어우러져 극적인 상황을 연출합니다. 저는 이런 자극적인(?) 그림을 좋아해서, 카라바조의 작품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두 작품도 바로크 시대에 그려졌습니다. 오른쪽 그림에서는 불안정한 구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주연은 왼쪽 아래 시체인 듯한데, 너무 아래에 배치되어 있기도 하고 얼굴이 보이지 않아 관람자에게 불안정한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구도, 색감이 모두 비극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아요.
왼쪽 그림은 아켈로스와 헤라클레스가 싸우는 신화 속 장면을 그린 것인데, 강렬한 명암 대비와 신체 구도의 긴장감이 두드러집니다.
5. 낭만주의
바로크가 지나가고, 낭만주의의 시대가 도래합니다.
말 그대로 낭만주의는 감성, 개인의 주관을 추구하는 사조입니다.
위 그림과 아래 그림 모두 외젠 들라크루아라는 화가의 작품입니다. 특히나 아래쪽 그림은 콜드플레이의 'Viva La Vida'의 앨범아트로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두 그림은 모두 영화의 한 장면같이 극적인 상황이 연출되어 있습니다. 강렬한 붓터치와 색의 대비, 과감한 표현이 눈에 띄네요.
테오로드 제리코의 메두사 호의 뗏목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도 낭만주의 사조인데, 보시면 알겠지만 극적인 연출과 어두운 색채는 그림 속에서의 절망과 혼란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작품 크기가 커서 그런지 실제로 봤을 때의 그 웅장함과 압도감은 차원이 달랐습니다.
6. 신고전주의
낭만주의의 반대편에는 신고전주의가 있었습니다. 바로크 미술이 들어서자, 르네상스의 조화와 완벽함은 옛말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자 몇몇 화가는 다시 르네상스를 부흥시키자며, 신고전주의 화풍을 탄생시킵니다. 위 작품은 시몽 제라르의 '다프니스와 클로에'라는 작품입니다. 큰 캔버스에 인물은 고작 2명. 아까보다는 훨씬 절제된 구도와 정교한 묘사를 보여주죠.
인물화에서도 정적인 포즈와 세밀한 묘사, 인물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이 잘 드러납니다.
신고전주의 화가 중 한 명인 앵그르의 작품 '오달리스크'입니다.
배경이 검은색으로 눌러져 있어 시선은 자연스레 여인으로 향합니다. 목부터 등의 선을 따라 골반까지 자연스레 시선이 이동하고, 다리를 지나 매끈한 발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여성의 미를 조금 절제하면서도 관능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에요. 저는 이 그림을 보고 아.. 천재는 다르구나 라는 걸 느꼈습니다.
앵그르는 이 작품과 '샘'이라는 또다른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샘은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었어서, 나중에 보여드리려 합니다.
신고전주의 화풍을 이끈 사람은 다름아닌 자크루이 다비드입니다.
이 그림은 나폴레옹의 대관식인데요, 정말 정교하고 웅장합니다. 왼쪽에서부터 빛이 들어와 화면이 둘로 갈라지고, 빛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이 그림의 주인공인 나폴레옹이 되겠습니다. 그 뒤로 수많은 사람들이 어둡게 보여 공간감이 생기고, 옥에 티 하나 없이 그림이 정말 깔끔합니다. 왜 신고전주의라고 불리는지 느끼셨을 겁니다.
이 두 작품도 다비드의 작품입니다. 왼쪽 작품은 역삼각형 구도를 통해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유도하였고, 명암의 대비와 근육 묘사가 인상적입니다. 오른쪽 작품은 '사비니 여인의 중재'라는 또다른 유명한 작품입니다. 남성의 누드가 왼쪽하고는 또 다른 모습인데, 왼쪽 작품보다 인체의 굴곡을 더 아름답게 표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극적인 연출은 덤이고요.
이야기할 게 참 많네요.. 이 작품 '마라의 죽음'은 정치와 좀 관련되어있습니다. 마라는 당시 자코뱅파 혁명단원이자 급진주의자였고, 급진적 혁명에 반감을 느낀 샤를로트 코르데에게 암살당합니다.
다비드는 마라의 친한 친구였죠. 다비드는 죽은 마라를 순례자처럼 표현합니다. 편안해보이는 표정, 힘을 축 늘어뜨린 팔, 균형 있는 자세 등 고통을 받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죠. 그래서 이 작품이 발표된 이후 혁명당에 대한 이미지가 '공포의 대상'에서 '고귀한 희생자'로 급변합니다. 저 작품 하나만으로 말이죠.
아무튼 이렇게 해서 신고전주의까지의 설명을 마쳤습니다. 사실 남은 그림이 꽤 있더라고요. 인상주의 그림 몇 점에다가, 뒤러와 같은 북유럽 화가들의 작품도 소개하고 싶다만.. 그것까지 설명하면 분량이 너무 많아질 것 같아서 뒤로 미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