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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나를 돌아보는 독서 기록 1일차

by NJ 남주

9월 2일 월요일

새벽 6시 20분

가을비가 반갑다.

여름이 정말 가려는걸까?

9월에도 한낮 불볕더위는 계속될 거라고 뉴스에서 들었는데..


이꽃님 장편소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를 읽었다.

여름과 헤어지는 준비 중에 읽어서일까

가는 여름이 아쉽기도 하다.


지난 8월 14일, 몹시도 뜨거웠던 여름날

멋진 장소 <다드림 티하우스>에서 귀한 모임 <함성연구소> 독서모임을 했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는 그때, 참 좋은 사람 예슬 작가님께 나눔 받은 책이다.


이꽃님 작가의 이름은 전에 들어 본 적 있었다.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다.

주말 오후, 한자리에 앉아 단숨에 읽었다.


듣고 싶지 않은 다른 사람의 속마음이 들리는 아이, 유찬

스스로 태어나선 안 되었다고 생각하는 아이, 하지오

하지오와 유찬의 이야기였다.


"너랑 있으면 편안해." (p84)


우산 아래 지오가 나를 톡톡 친다. 그 손길에 가슴이 쿵쿵, 뛰고 만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지오와 발을 맞추어 나란히 걸을 때, 무채색이던 주변의 풍경이 새롭게 그려진다. 톡톡, 바닥으로 떨어져 튕기는 빗방울과 물기를 머금고 푸르게 흔들리는 나뭇잎이, 이 아이를 향해 기울어진 우산이, 쏴아아 요란하게 내리는 빗소리가 마치 사진 속 한 장면처럼 하나하나 새겨지더니 비를 몰고 온 먹구름마저 환해진다. 그렇게 하지오, 이 아이는 비 오는 궂은 날마저 나에게 평안이 된다. (p137)


확실히 알겠다. 선함은 다른 사람까지 선하게 만들고야 만다는 것을. (p164)


그 마음이, 그 따뜻함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p173)


편안함

나는 언제 편안함을 느끼지?

-시간에 맞춰 독서 인증을 했을 때

-아이들 하교지도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올 때

-퇴근 후 출근복에서 실내복으로 갈아입을 때

-하루를 잘 보내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


윽, 생각해보니 별로 없는 거 같다.

내가 너무 긴장하며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나를 편안하게 해 주는 사람도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이든 직장 동료든 반 아이들이든...

이건 순전히 내 탓이다, 난 사람을 만나면 늘 힘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딸로 있을 때나, 엄마로 있을 때나, 아내로 있을 때나, 교사로 있을 때나.

늘 뭔가를 말해야 하고, 늘 뭔가를 들어줘야 하고, 늘 뭔가를 행동해야하는 의무감, 책임감(?)을 가진다.


힘을 빼자.


후~~~~~

심호흡 한번 하고


툭.

힘을 한 번 빼보자.

힘을 뺀 빈 자리에 편안함이 들어오도록 해보자.


오후 6시 40분

지금 나는 식탁에 앉아 있다.

내 앞에서 수학 숙제를 하고 있는 아들을 한 번 물끄러미 바라보고,

내 옆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고있는 딸도 물끄러미 바라보고,

저 쪽 컴퓨터 책상에서 게임하고 있는 딸도 한 번 바라보고.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구나!!

알고는 있었는데...

잠시 잊었었구나!!


뭐, 다시 알아채면 되지.


마음에 편안함이 느껴진다.


'저녁먹고 일하다 갈께'

남편의 늦는다는 메시지가 가족 단톡방에 올라왔다.

오늘은 저녁상을 더이상 차리지 않아도 되네.

마음이 또한번 편안하다.


*함성미라클글쓰기 8기

오늘의 영감 문장 : 한 가지를 이해하는 사람은 어떤 것이라도 이해한다. 만물에는 똑같은 법칙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_ 오귀스트 로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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