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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J 남주 Dec 01. 2024

부성애 Paternal Love

미라클 글쓰기 9기 19일차

최근에 한 유명한 남자 배우가 혼외자를 인정했다.

결혼은 하지 않지만 아버지로서 아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양육비가 월 1000만 원은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배우의 말에 '책임'과 관련된 사자성어를 찾아서 아래와 같이 사용해 본다.


자업자득(自業自得) 한 일에 대해 수수방관(臨戰無退) 하지 않는 배우의 처신은 바람직해 보인다.

자승자박(自繩自縛) 할 수도 있을 일에 책임전가(責任轉嫁) 하지 않는 배우의 처신은 칭찬받을만하다.

인과응보(因果應報) 임을 받아들이고 결자해지(結者解之) 하려는 배우의 처신은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일이 사람들에게 귀감(龜鑑)이 될지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될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다.


사회가 존재하는데 꼭 필요한 덕목 중에 하나인 '책임'

특히 이번 일은 여러 가지 책임 중에서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책임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이 책임은 '부성애'와 연결된다.

마침 지금 읽고 있는 토지 7권에서도 '부성애'가 전해지는 장면이 있었다.



아들 두메를 향한 강포수의 부성애 (7권 4편 10장 / 284쪽 / 마로니에 북스)


'나도 내 평생이 살생인데 안 되지, 안 된다. 우리 두메 손은 피에 젖으믄(젖으면) 안 된다. 글 배와서(배워와서) 선상질(선생질)이나 시켜야제. 그기이 마 제일이다.'


아버지 강포수 : 한 바퀴 돌아보고 니 가지고 싶은 거 있이믄 말해라.

아들 강두메 : 무신 돈이 있어서,

아버지 강포수 : 돈 있다.

아들 강두메 : 늙으믄 우짤라꼬,

아버지 강포수 : 늙으면... 그라믄 죽제.

아들 강두메 : 나도 아부지 따라댕기믄서.

아버지 강포수 : 또오 그 소리... 이자 니가 여기서 핵교 댕기게 되믄은 명년 봄에나 만날 기구마.

아들 강두메 : 산중에서 아부지 혼자 뱅나믄(병이 나면) 우짤 기요.

아버지 강포수 : 벵이 와 나노? 안 난다.

아들 강두메 : 그걸 우찌 알겄소.

아버지 강포수 : 안 난다 카이!


강포수는 두메가 살인죄인(귀녀)의 아들이라는 게 밝혀질까 두렵다. 자기만 알고 있는 비밀이다. 자기가 생존해 있음으로 두메의 생모에 대한 비밀이 누설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포수는 아들 두메의 출생 비밀을 묻어버리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이 부분은 7권에서는 나온다. 등장인물 소개에서 읽내용이다.) 


아들을 향한 강포수의 진한 사랑이 느껴진다.



수양딸 송애에 대한 공노인의 부성애 (7권 4편 11장 / 323쪽 / 마로니에 북스)


송장환 : 공노인께선 기른 정이 있으니까 듣기 거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처녀 애가 뉘한테 이용당하고 있지나 않는지요.

공노인 : 예....

장환의 말대로 기른 정이 있어 공노인은 순간 송애 행적을 은폐하고 싶은 묘한 감정에 빠진다.


(아버지 공노인은 송애가 김두수의 밀정이 된 사실을 알고 어떻게든 딸을 구하려고 한다.)

공노인 : 이놈아! 생면부지의 처지가 아니니 더욱 가증코나. 가옥 주선을 해달라고 내 집에 오더니만 딸자식 흘려낼려던 네놈의 흑심을 내가 몰랐으니! 송애 이년! 집에 못 가겄나! 오늘 이때까지 키운 공이 이 기껏 이것이냐 그 말이다! 어디 사람이 없어서 저런 순 날도둑 겉은 놈을!

김두수 : 아아니 듣자 듣자 하니, 말이면 다 하는 겐가? 그러면은 물어봅시다. 송애가 노인장 딸이라서 이러는 게요?

공노인 : 이놈아! 안 낳았으도 길렀으면 부모다!


366쪽

두메를 생각하여 즐거웠던 공노인 마음에 장마철 하늘처럼 검은 구름이 덮쳐온다.

집을 나간 채 소식이 없는 송애로 생각이 옮겨진 것이다.

'쓸데없는 생각을 또 하는구나. 엎질러진 물, 어쩔 수 없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딸을 향한 공노인의 안타까운 부성애가 느껴진다.





'아버지의 사랑'하면 떠오르는 고등학교 때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수학여행 때 가져가는 가방을 자기 아빠가 다 챙겨준다고 했다.

속옷이며 세면도구, 위생용품까지.

엄마보다 더 꼼꼼하게 챙겨준다고 했다.

그 당시, 아빠가 딸의 가방을 싸 준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다.


지금부터, 내가 매번 감탄하는 남편의 지극한 부성애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남편은 첫째가 돌이 되었을 때 즈음 어느 일요일 아침 금연 선언을 했다.

아이가 크는 걸 보니 금연을 해야겠다며, 10년 이상 피웠던 담배를 단번에 끊은 것이다.


남편은 미국 출장을 다녀와서, 아이들에게 자기가 보고 온 '미국'이라는 대단한 나라를 보여줘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한참을 내려놓았던 영어를 다시 공부하고, 일도 두 배로 했다. 그 마음이 통했는지, 남편은 선발되었고, 우리 가족은 미국에서 2년을 살다가 왔다. 직장과 MOU가 체결된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석사과정이었다. elephant를 elefant라고 썼던 남편이었는데, 남편은 피나는 노력으로 극복해냈다. 부성애의 승리^^


남편은 셋째가 7살 때 중국 여행을 다녀온 유치원 친구 얘기를 하면서 중국에 가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 그 해 여름 휴가로 중국 하이난 섬 여행을 계획했다. 미국 거주를 제외하고 다섯 식구의 공식적인 첫 외국 여행이었다.


남편은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니깐 찹쌀떡이 먹고 싶다는 둘째의 말에 퇴근길에 유명한 찹쌀떡 집에 들러 찹쌀떡을 사서 온다. 귤이 먹고 싶다고 하면 다음 날 아침 문 밖에 귤이 배달되어 있다.

남편은 채식하는 첫째를 위해 비건 햄, 비건 빵,  두부치킨, 낫또,  등등 비건 음식을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남편은 천으로 인형 옷 만들기를 취미로 하던 둘째를 위해 재봉틀을 중고로 구입한다.

그리고 오늘, 남편은 셋째와 함께 목공예 체험을 다녀왔다.

며칠 전부터 나무로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셋째를 위해 나는 목공예 체험 신청을 했고, 남편을 보호자로 같이 보냈다. 성인이 주가 되고 아이가 보조를 하는 체험이라 남편이 제격이었다. 멋진 나무 의자를 만들어왔다.


(덧붙이자면, 나도 이런 작업을 남편 못지않게 좋아한다. 나는 애들 어렸을 때 데리고 다니면서 다 해봤다. 이제 남편이 좀 가야 한다. 그런데 애들이 다 커버렸다 ㅋㅋ)


남편은 나와 아이들이 "슬쩍슬쩍" 던지면 잘해준다.

가족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고마운 남편이다



토지 7권에서 서희가 아들을 낳았다.

앞으로 아버지 길상의 부성애는 어떨지 매우 궁금해진다.


 테

  <사자성어> 참고

자업자득 (自業自得) : 자신이 한 일의 결과를 자신이 받는다.

자승자박 (自繩自縛) : 자신이 한 일이 도리어 자신을 곤란하게 만든다.

인과응보 (因果應報) : 원인과 결과에 따라 보답을 받는다.

결자해지 (結者解之) :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수수방관 (袖手傍觀) :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고 방관한다

책임전가 (責任轉嫁) : 자신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넘긴다.

귀감(龜鑑) : 거울 삼아 본받을 만한 모범

반면교사(反面敎師) : 상대방의 잘못이나 나쁜 면을 보고 나는 그러지 않아야 되겠다고 깨닫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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