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없다/ 분위기 파악 못한다

영어로??

by NJ 남주

매주 토요일 저녁 9시에는 미국 친구 Katie를 줌에서 만난다.

케이티의 한국어 공부를 위해서다.

내가 뭘 가르쳐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케이티가 한국어 교재를 읽으며 자기주도학습을 한다.


케이티의 직업이 사서라서 "책"이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어서 좋다.

특히 케이티는 중등학교의 사서이기 때문에 청소년 소설을 많이 알고 있다.


케이티의 학교에 새로운 학생이 전학을 왔다고 했다.

10학년이고 남학생인데, SF소설을 좋아한다고 한다

퇴근할 시간 즈음 도서관에 나타나 이야기를 시작한다고 한다.


"Mrs. Katie, OOO 소설 읽어 봤어요? 어쩌구 저쩌구"

"Mrs. Katie, OOO 책 알아요? 어쩌구 저쩌구"


그 학생은 오로지 자기 얘기만 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잘 들어주고 받아주었는데 횟수가 많아지니 힘들다고 한다

퇴근을 해야 하는 시간임에도 이야기를 계속해서 끊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전학생 얘기를 하면서 케이티가 알려준 표현이다.

He cannot pick up on social cues.

(눈치가 없다. 분위기 파악을 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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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문법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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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케이티가 공부한 챕터

글자의 원리에 있어서 과학성을 인정받은 한글은 읽기 쉬운 언어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문법으로 들어가면 정말 어려운 언어이다.

내 입장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겠다는 외국인을 만나면 마치 라틴어를 공부하겠다는 한국인을 바라보는 심정이다.


케이티가 문법 문제의 정답을 찾는 걸 보면 신통방통하다.


"너는 이 표현을 평소 생활에서 많이 쓰니?"


케이티가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나의 대답은 대부분이 "아니. 안 써...."이다.




2016년 가을.

박근혜 전직 대통령 탄핵 시위로 난리였던 때.

케이티는 한국을 방문하여 광화문-종로 시위 현장에 있었다.


같은 시기, 나는 가족과 미국 조지아주 아덴스에 살고 있었다.


케이티와의 첫 만남은 공공도서관의 독서 프로그램이었다.

케이티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한국에 다녀왔다는 얘기를 하면서 기념품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100원짜리 동전이었다.

한국에서 찍은 사진들도 보여주었다.

시위하는 사람들을 찍은 사진들이었다.


그날 이후로 케이티와 친구가 되었다.

BTS팬인 케이티를 알고 지낸 지 벌써 9년이 넘었다.


오늘 내가 배운 표현은 He cannot pick up on social cues.

눈치가 좋아. 분위기 파악을 잘해.

반대 표현도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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