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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J 남주 Jan 02. 2023

GOAL

#목표는 영어로 GOAL이죠. 한국말로 꼴이죠.


“와아~~ 꼴입니다~~~ 꼬올~~~”     


요즘 3학년 딸아이가 잠자기 전에 내게 보여달라는 것은 축구 영상이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의 후유증이랄까? 새벽 12시, 4시 경기도 보고 싶다고 자기를 꼭 깨워달라고 했던 아이이다. 

나는 유튜브에서 mbc 축구해설가들이 해설하는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을 찾아준다. 처음에는 다양한 축구 영상을 보여줬지만, 이제는 매일 똑같은 영상이다. 딸은 잠자리에 누워 영상을 2~3분 정도 보다가 옆에 내려놓고는 금방 곯아떨어진다. 

딸은 새해 첫날인 어제도 아빠와 공원에서 축구를 했다. 몸으로 뛰는 걸 좋아하는 아직은 생생한(^^) 10살이다. 아, 아니다 새해구나, 격한 움직임을 좋아하는 11살이다.     

“그렇게 재미있어?”

“응”

“왜?" 

“그냥”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대?”

"몰라"


아, 맞다 우리 딸은 이런 질문에 열에 열은 “그냥”, “몰라”라고 답한다.    

 

어젯밤, 아이가 잠들고 인스타그램을 하다가, 나의 상황을 알고 신이 준 선물이었는지, 내가 팔로우하고 있던 사람의 오래전 글을 읽게 되었다. 그것은 부모의 질문에 ‘모르겠어’라고만 대답하는 아이에게 할 수 있는 부모의 반응에 관한 피드였다.      

몇 가지 방법 중에서 내가 딸아이에게 적용하고 싶은 것은 “질문 구체화하기” 방법이다.

내가 학교가 끝난 딸에게 자주 하는 “오늘 학교 어땠어?”라는 질문이나 축구 영상을 보는 아이에게 했던 “뭐가 재미있어?”라는 질문은 어른 입장에서 보면 꽤 단순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꽤 추상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알고 있었던 거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실행하지 못했던 부분, 잊어버리고 있었던 부분이다. 오늘 밤에는 내 옆에 누워 축구 영상을 보는 딸에게 질문을 바꿔서 해봐야겠다. 


“어떤 장면이 좋아?”, “골을 넣는 장면이 좋아?”, “말하는 게 재미있어?”

“시끄러운 소리 들으면 잠이 잘 와?”, “세 명 해설가 중에서 누가 제일 좋아?”

“너는 어떤 골 세리머니가 마음에 들어?”     

올해는 딸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나도 성장하고, 딸도 성장하고, 우리가 성장하길 바란다. 축구 경기에서 볼 수 있는 장면들처럼. 골대를 향해 이리저리 공을 몰고 가는 것과 선수들이 서로의 포지션을 잡아 골을 주고받는 것처럼 ‘관계의 성장’을 향해 나와 딸이 각자의 방식대로 본인의 생각을 말하고, 엄마와 딸이라는 포지션에서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고 싶다. 

골인을 위해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은 우리의 성장을 위해 나와 딸이 대화하는 과정일 테고, 그 과정 끝에 골인을 성공시켰을 때의 기쁨은, 우리가 “관계의 성장”을 느꼈을 때의 기쁨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나와 딸의 골세리머니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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