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J 남주 Jun 14. 2024

시숙은 없다

함성 미라클 글쓰기 챌린지 Day 7

4학년 국어 7단원은 '사전은 내 친구'라는 단원이다. 

그래서 6월부터 국어시간마다 국어사전 찾기를 하고 있다.


3학년 때 배우고 올라왔지만, 사전 등재 순서도 다시 확인한다.

자음(19자) : ㄱ ㄲ ㄴ ㄷ ㄸ ㄹ ㅁ ㅂ ㅃ ㅅ ㅆ ㅇ ㅈ ㅉ ㅊ ㅋ ㅌ ㅍ ㅎ

모음(21자) : ㅏ ㅐ ㅑ ㅒ ㅓ ㅔ ㅕ ㅖ ㅗ ㅘ ㅙ ㅚ ㅛ ㅜ ㅝ ㅞ ㅟ ㅠ ㅡ ㅢ ㅣ


오늘은 국어사전 찾기 대회도 열었다.

오직 빨리 찾기를 목표로 하는 대회였다.

그래서 단어의 뜻은 쓰지 않고 주어진 단어가 국어사전 몇 쪽에 있는지 쓰는 거였다. 

'옴니암니', '희붐하다'처럼 평소 들어보지 못한 단어들을 문제로 냈다.


(잠깐 참고로, 이 두 단어의 뜻은 아래와 같다.)

-옴니암니 : 자질구레한 일까지 시시콜콜 따지는 모양

            예시문장) 그런 작은 일을 옴니암니 다 따져야 시원하겠어?


-희붐하다 : 날이 새려고 빛이 희미하게 돌아 조금 밝다

              예시문장) 동녘 하늘이 희붐하게 밝아 온다.


물론 아이들은 똑같은 사전으로 찾았다. 주어진 단어가 몇 쪽에 있는지 학습지에 쓴다. 

예상대로 우리반 든든한 여자 회장이 일등이었다.

일곱 살 때부터 국어사전을 가지고 놀았다는 전설을 가진 아이다^^


나는 요즘 매일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맨발걷기를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듣기 싫어도,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듣게 된다. 

며칠 전 내 귓속에 쏙 들어온 단어가 있었는데 그 단어는 '시숙'이었다. 

'시숙?' 정확히 누구를 지칭하는 거지?

갑자기 그 일이 생각나서  아이들 국어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아이들이 보는 국어사전이라 그런지 '시숙'은 나와 있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되었다.

시숙은 '남편의 형'을 칭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들어본 거 같기도 하다. 

내가 직접 써 본 적은 없으니 매우 낯설다. 

나는 이모, 고모, 삼촌, 외삼촌... 다 있었다. 

이모가 5명, 고모가 4명, 삼촌이 2명, 외삼촌이 2명이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명절 때면 이 호칭으로 부르는 가족을 만났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삼촌과 외삼촌이 없다.   

이모도 1명, 고모도 1명뿐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지극히 당연한 변화일 것이다. 

그래서 진짜 이모가 아니면서 '이모'라고 불리며, 친밀감을 유지하는 상황도 많다. 

 

국어사전찾기 대회가 너무 재미있다는 우리반 아이들이 참 기특하다.

국어사전찾기에 이렇게 진심인 아이들은 정말 처음이다. 


작가의 이전글 이대로 잘 순 없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