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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J 남주 Jul 26. 2024

남겨두고볼일

내 눈의 콩깍지

프랑스 여행을 앞두고 저녁 시간마다 관련 영상을 보고 있다.

거실에 모두 모여서 TV로 본다. 

오늘은 고흐의 도시 '아를'에 관한 영상을 봤다.

여행 전에 관련 영상을 열심히 보고, 미리 많이 알고 가면 좋겠다는 건 엄마의 바람이다. 

정작 아이들은 폰으로, 패드로, 컴퓨터로, 자기들 좋아하는 게임과 영상을 보느라 별 관심이 없다.


게임을 하면서 영상을 슬쩍슬쩍 보던 고1 아들 명언을 남기셨다.

반 고흐가 대단하면

풀 고흐는 얼마나 대단한 거야?

며칠 전에는 이 말도 했다.

센 강은 도대체 얼마나 센 거야?


어제는 초5 딸이 대파 자르는 걸 도와주면서 낸 문제가 있다.

엄마 대파의 반대말은 뭐게?

....

정답은 소파!


이런 재미난 언어유희가 참 많았는데...

기억이 안 난다. 


아이들 어렸을 때

(세 아이 중에서 누가 얘기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가지만 남은 나무를 보고는 '나무가 춥겠다'라고 했었다.

산수유라고 말해야 하는데, 탕수육이라고 말해서 웃은 적도 있었다. 


요즘 딸들이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에 아기가 많이 나온다.

<흔한남매>의 아기 흔식이, <올리버샘>의 아기 체리와 스카이, <혜진쓰>의 아기 채유

영상 속 아기들을 보면서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연발이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그 옆에서 두 문장을 던진다.

그렇게 귀여워?

너네들도 저만큼 귀여웠어


영상 속 아이들이 진짜 귀엽다. 

잊고 있었던 우리 아이들의 아기 모습도 떠올려본다.

너무 귀여웠다.


딸은 말한다. 

엄마, 엄마 딸이니깐 예쁜 거지,

객관적으로는 아니지

이 애들은 객.관.적.으로 예쁜거야!


엄마 눈에는 너희들이 너무 예쁘다

지금도 정말 귀엽고 정말 사랑스럽다.


부모들은 아기들이 처음으로 한 말이 무엇인지 중요하게 생각한다. 

첫 단어는 첫걸음마만큼이나 의미있다. 

어떤 부모는 첫 단어가 '엄마'였는지 '아빠'였는지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나는 기록해 둔 것이 없어서 우리 아이들의 첫 단어가 뭐였는지 모르겠다.

오늘을 기준으로 첫째가 태어난 지 196개월이다.

둘째는 172개월, 셋째는 129개월이 되었다.


지금부터라도 그냥 날아가지 않게 기록으로 남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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