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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J 남주 Jul 28. 2024

고전읽기 두 번째 <부활>

같이 가자 너!

수십만의 사람들이 좁은 땅덩어리에 모여
자기들이 발 딛고 북적거리던 땅을 망가뜨리려 갖은 애를 써도,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게 돌로 땅을 메우고 풀들의 싹을 깨끗이 없애고
석탄과 석유로 연기를 뿜어내고 나무를 베고 동물과 새를 전부 몰아내도,
도시의 봄 역시 봄이었다. 햇볕이 따뜻하게 내리쬐고 풀이 되살아났다.


톨스토이의 <부활>은 이렇게 시작된다.

첫 문장은 무조건 소리 내어 읽는다.

이 부분을 읽으며 책에 대한 설렘은 폭발할 지경이었다.

왜냐?

책사언니 예슬님이 리드해 주시는 독서모임, '함성고전북클럽'이 있기 때문이다.


니코스 카잔자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1기 때 읽었고, <부활>은 두 번째로 읽은 책이다. 

나는 고전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멤버분들의 추천에 무조건 따른다.


<부활>도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여러 출판사 버전이 있었다.

나는 민음사 출판사의 신판을 구입해서 읽었다.

1권은 473쪽, 2권은 501쪽 분량이다.

매일 3~4장씩 읽고, 단톡방에 인상적인 문구를 남겼다

리더님을 따라 읽고 단톡방 인증

이제 함성고전북클럽은 나에게 너무나 소중하다.

함성고전북클럽을 통해 함께 읽기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확실히 알게 되었음은 물론이고, 전에는 몰라서 느껴보지 못했던 고전의 매력을 깨닫게 되었다.

덤으로 발제문 만드는 방법도 터득하고, 발제문 만들기의 재미도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배움이 가득한 독서모임이다.


이렇게 소중한 함성고전북클럽이 더더욱 빛나는 때는 토요일 새벽 6시 30분 부스스 모임 시간이다.

누군가는 늦잠을 자고 싶은 토요일 아침이겠지만, 아침형 인간인 나는 알람 소리에 눈이 번쩍 떠진다.

부스스한 모습의 북클럽 멤버들과 줌에서 이야기 꽃을 피운다. (부스스하지 않으면 반칙이다)

내향형인 내가 여기서 만큼은 이야기를 꺼낸다.

책을 읽고 수다를 떠는 시간!

내 인생 '첫' 책수다 시간이다.


초등학생 때 나는 하루 동안 거의 한 번도 발표를 안 했다. 지금도 다수 앞에서 말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일대일 대화는 편안하다. 그런데 두 명 이상의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는 쉽지 않다. 교직원 회의에서 말 한마디 안 하는 1인이다. 부스스모임을 하면서 나의 말하기 능력도 더불어 키워지고 있다.


우리가 순서를 정해 만든 발제문으로 생각을 나누는 시간, 함성고전북클럽 부스스모임.

나의 좁은 시각은 여러 방향으로 확장시켜 나간다.


부스스모임 정예멤버는 5명이다.

리더 책사언니 예슬님, 일상을 노래하는 홍일점 석진님, 두리뭉실한 내용을 적절한 단어로 정리하며 포인트 콕  짚어주시는 에바다님, 재미난 에피소드 부자, 젊은 피 헤일리님, 나만큼이나 무던하셔서 정이 가고 또 가는 선주님. 다들  매력이 철철 넘치신다.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다음 고전북클럽 2기는 8월 19일부터이다.

책은 박경리의 <토지>이다.

20권이라고 한다.

읽어본 적도, 읽으려고 시도해 본 적도 없었다.

전집을 사기는 부담스러워서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을 예정이다.

1권은 누군가 대출 중이어서 1권만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했다.


다음은 <토지>의 첫 부분이다.


1897년의 한가위.
까치들이 울타리 안 감나무에 와서 아침 인사를 하기도 전에,
무색옷에 댕기꼬리를 늘인 아이들은 송편을 입에 물고 마을 길을 쏘다니며 기뻐서 날뛴다.

그리스 배경의 <그리스인 조르바>

러시아 배경의 <부활>에 이어

이번에는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땅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역시 기대된다.


공항으로 가는 길이다.

토지야!

너 나랑 같이 가자, 파리!!


#함성연구소 #함성고전북클럽 #부활 #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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