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핸드폰이 지갑의 모든 기능을 대체하는 날은 올 수 있을까?
지갑의 기능은 크게 가치(Value)와 신원(Identity)를 저장하는 것 이렇게 두 가지이다. 지금 지갑을 열어보자.
양면 지갑에서 왼쪽 면은 이런 것들이 들어있고
운전면허증
멤버십카드
오른쪽 면과 안쪽에는 이런 것들이 들어있다.
체크카드
비자카드
현금
운전면허증과 멤버십카드, 그리고 사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학생증, 사원증, 출입증, 명함 등을 나의 신원(Identity)을 나타내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체크카드, 비자카드, 현금 등은 내가 가진 가치(Value)를 나타내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갑의 기능은 나의 신원과 가치를 가지는 부분,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완전한 모바일 지갑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설명한 두 가지 기능을 모두 다 갖춰야 한다.
삼성, 애플, LG를 비롯한 많은 휴대폰 제조사들은 각각 삼성페이, 애플페이 LG페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프트웨어적으로 제공하는 카카오페이, 알리페이, 제로페이 등이 있다. 간편결제 시장은 2016년에 11조의 시장규모에 비해 2018년 기준 3배 늘어 연 40조의 거래량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예상하고 있다.
중앙화된 가치 지불 형태뿐 아니라 많은 블록체인 코인/토큰들도 모바일에서 결제 및 송금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블록체인 지갑을 탑재한 S10을 2019년 3월에 출시하기도 했다.
IT계의 거인인 Facebook도 Calibra라는 자회사를 세우고, Libra라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많은 나라에서 금융 규제와 반대에 부딪히고 있지만, 언젠가 상용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개에서 금화로, 금화에서 지폐로, 지폐에서 전자기적 카드로 지불수단이 발달한 것처럼, 지갑 안에 있는 지불능력이 핸드폰으로 대체될 미래가 올 것이다.
모바일 신분증에 대한 요구는 모바일 지불에 대한 요구만큼이나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자신의 회원증은 물론이고, 여러 멤버십 카드도 모바일 ID는 지원하지만 실물카드를 같이 가져와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보안이 더욱 강조되는 회사 사원증이나 운전면허증, 신분증의 경우에는 실물카드를 소지하는 것이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을 정도로 실물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그렇다면 실물카드 없이 모바일 신분증만으로 생활할 수는 없는 것일까? 지갑의 기능을 핸드폰이 다 대체할 수 없는 것일까?
최근 한국에서 10월 2일에 통신사와 경찰청이 연계해서 블록체인상에서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모바일 신분증의 첫 번째 걸음이다. 블록체인을 통해 디지털 정보의 위변조 문제를 쉽게 해결 할 수 있기 때문에 허용 해준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을 기반한 DID 기술이 적용된다고 한다.
지난 9월 30일에 진행된 블록체인 컨퍼런스 D.FINE에 참여했던 국내외 기업들의 공통관심사는 DID(Decentralized ID)였다. 삼성, LG, SKT, KT등 국내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든 회사가 DID기술을 통해 신원확인 및 전자증명 서비스(가제 이니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DID Alliance Korea와 마이아이디 Alliance도 DID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신분증뿐 아니라 많은 인증서 (학생증, 사원증)나 멤버쉽카드 (스타벅스 멤버십, SSG 멤버십, 시립도서관증, 동아리증), 그리고 서류들 (학위증명서, 세관신고서, 입국신고서) 등 모든 분야에서 DID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DID(Decentralized ID)는 데이터의 주권은 개인에게 있다는 개념인 자기 주권 신원 (SSI, Self-Sovereign Identity)을 실현하는 방법 중에 한가지 개념으로, 블록체인과 마찬가지로 암호학적인 방법으로 누구나 손쉽게 “내가 나” 임을 증명할 수 있다. 기존의 신원 증명 방식들과 다른 점은 신원 증명에 있어서 제3자에게 위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한 부분들을 직접 생성/관리 할 수 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는 점이 다르다.
블록체인에는 개인정보가 저장되지 않고, 인증서 발급정보만 저장됨으로써 블록체인의 장점을 십분 활용 할 수 있다. 자기 주권 신원에서는 누구나 쉽게 기존의 공인인증서급 보안성을 가진 나만의 인증서를 발급할 수 있다.
간단한 예시로, 기존에는 내 집에 방문하는 사람에게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방문자 등록했어야 한다면 SSI를 활용하면 단순히 내가 방문자에게 방문인증서를 발급해주면 된다. 아파트 입구에서 그 인증서가 아파트 입주민에게서 발급된 것임을 블록체인에서 발급정보만 확인하면 별다른 과정 없이 간단히 출입 할 수 있다.
앞으로 연재되는 SSI와 DID 관련 포스팅을 통해, 어떤 경우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와 어떻게 작동하는지 원리에 관해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업계동향 이나 소스코드 파헤치기, 나만의 신분증/회원증 만들기와 같은 주제도 다룰 예정이다.
핸드폰에 카메라, 음악재생, 지도기능이 탑재되고 디지털카메라, MP3 플레이어, 네비게이션이 역사의 한편으로 사라진 것처럼 DID와 블록체인 기술이 성숙하고 발전해서 핸드폰이 지갑의 모든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본 콘텐츠는 블록체인 인사이트 미디어 '노더'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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