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본질은 항상 같다.
스타트업의 본질은 항상 같다.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빠른 제품 출시와 사용자 피드백 수렴을 반복해야 한다. 이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블록체인 그 자체의 개발과 운영을 목표로 하는 곳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앱을 사업 확장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처럼, 블록체인을 그와 같이 사용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을 아울러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창업자가 꾸는 꿈의 크기에 따라 목표로 하는 사업의 크기도 다르겠지만,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도구는 웹과 모바일 앱 사업의 가능성을 더 크게 키워준다.
이미 웹과 모바일 앱 스타트업에서의 성공 방정식은 어느 정도 정립되어 공유되고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이제 막 생겨나고 있으며, 일명 ‘킬러 디앱’이라고 부를만한 명확한 성공 사례도 없다.
필자는 웹과 모바일 앱 영역, 그리고 블록체인 영역에서까지 약 8년간 여러 스타트업에서 파운더로 일해왔다. 물론 필자도 아직 햇병아리 창업자일 뿐이다. 하지만 작은 경험이나마 나누어, 더 많은 한국의 창업가가 블록체인 영역으로 유입되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자주 받았던 질문과 답변을 정리한다.
위대한 제품은 위대한 팀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이를 알고 있는 창업자는 팀 멤버 구성에 대한 질문을 가장 먼저 한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에서의 팀 멤버 구성도 여느 스타트업과 별다를 것이 없다. 진출하고자 하는 사업 영역의 도메인 전문가와 개발 전문가면 충분하다. 당연히 사업 운영 전문가가 함께한다면 더욱 좋다.
이 질문은 ICO라는 희한한 투자금 유치 방법이 흥행했기에 생겼다. 어드바이저와 토큰 이코노미스트라는 포지션이 ICO를 진행하는 각 팀마다 있었기 때문이다. 이 두 포지션은 제대로 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울뿐더러, 구인한다 하더라도 실제 사업의 진행에는 별다른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한다.
어드바이저의 경우, ICO를 통한 투자금 유치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ICO는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기에, 유명 인사가 회사를 돕는다는 간판을 내거는 것만으로도 일반인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다.
하지만 시드 머니로 1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암호화폐로 유치하여 관리할 능력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한다면 ICO는 포기하는 것이 좋다. 또한 ICO를 진행하기 위한 리걸 이슈 해결에 최소 1억 원 이상의 초기 자금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존 스타트업처럼 차근히 단계를 밟아나가길 원한다면 어드바이저는 필요 없다.
토큰 이코노미스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ICO 용도의 백서를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한 수식 작성에 필요할 뿐이다. 단순히 리워드를 사용해 사용자의 참여를 이끈다는 것도 너무나 순진한 논리인데, 허공에서 만들어낸 토큰을 제공하여 사용자의 모든 행동을 한 번에 완벽히 설계한다는 것은 차라리 슬플 지경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신규 가입자에게 10만 원 이상을 지원하는 모든 플랫폼에 전 국민이 가입하고 사용했어야만 할 것이다. 사용자가 그리 순진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아는 창업자라면, 토큰 이코노미스트의 구인은 차치하는 것이 좋다.
1번 질문의 토큰 이코노미스트 구인에 대한 대답과 이어진다. ICO 진행을 계속해서 논외로 한다면, 암호화폐 발행은 블록체인과 맞물려 사업 운용에 있어서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다.
첫째, 우리 사업에서 사용자를 위한 포인트 제도가 필요하다면, 그 포인트를 암호화폐로 발행하면 좋다. 서비스 내의 사용자끼리는 물론, 아직은 우리의 사용자가 아닌 사람끼리도 그 암호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규 사용자 확보와 연결된 여러 전략을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둘째, 무엇보다 이미 사용되고 있는 여러 암호화폐를 우리 사업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기존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를 우리 플랫폼에 바로 유치하거나, 암호화폐 발행에 따른 현재의 여러 리걸 이슈를 최대한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서비스의 결제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빠르게 실행할 전략일 것이다.
사업의 목표가 투자금 유치가 아니라면,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이유가 암호화폐 발행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 블록체인 스타트업도 사용자가 애착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착하며 암호화폐를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던 사업을 온라인으로 옮겨오기 위해 고민했던 것, 이를 웹사이트에 적용하거나 모바일 앱으로 풀어내기 위해 고민했던 것처럼,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묻는 창업자가 많다. 웹과 모바일 앱에서 피어난 사업이 그랬던 것처럼, 블록체인 사업에도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사용자끼리, 그리고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자끼리의 신뢰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도록 한다. 즉 서로를 믿지 않더라도 믿을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보자.
첫째는 사업의 구성 요소에 사용자를 집어넣는 것이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또는 페이스북처럼 서비스에 사용자를 끌어들여 멀티 사이디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과는 살짝 다른 개념이다. 블록체인과 토큰을 이용하면 사용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업 발전에 개입하도록 판을 짤 수 있다.
둘째는 기존 온라인 영역의 사업 중에서 신뢰가 강력하게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부재했던 영역을 파고드는 것이다. 현재 블록체인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 왜 온라인 카지노 서비스인지를 이해해야만 한다. 그들이 게임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사용자가 직접 자금을 보유할 권리를 되돌려준 것은 블록체인을 일차원적으로 적용한 사례다.
물론 보통의 스타트업이 그래왔듯이 블록체인 스타트업에서도 위대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보다 실행력이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아이디어 도출과 리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YCombinator에서 강조하는 스타트업이 갖추어야 할 네 가지 항목 중, 아이디어와 팀에 대해 자주 하는 질문과 답변을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다음 편에서는 제품과 실행력에 대한 질문을 포함하여 다루어보겠다.
본 콘텐츠는 블록체인 인사이트 미디어 '노더'에 기고된 글입니다.
https://noder.foundation/startup-faq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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