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보안
"체포? 아, 공짜 부산 여행 좋죠!“
경비용역업체 사업주의 태도는, 솔직히 말해 경악스러웠다. 경기도에 본사를 둔 이 업체는 전국의 아파트와 빌딩에 경비원을 파견했다. 이번 사건은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졌다.
신고자는 20대 경비원이었다. 그는 아파트 경비실에서 근무한 지 3일 만에 해고당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근무시간에 의자를 뒤로 젖히고, 얼굴을 천장으로 향한 채 입을 크게 벌리고 코를 골며 자다가, 입주민들의 항의를 세 번이나 받았기 때문이다. 하루에 한 번꼴로 자다가 걸렸다는 얘기다. 깨어있을 땐 주로 휴대전화로 게임을 했다고 한다. 입주민들이 찍은 사진에 그의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해고당한 근로자가 자신도 화가 나서 근로계약서 미작성으로 사업주를 고소했다.
“경비반장이, ‘저 사람 계속 쓰려면 내가 사표 내고 나가겠다.’라고 할 정돈데, 어떻게 같이 일합니까.”
업체의 부산지사장이 출석해 사정을 설명했다. 회사 측의 처지가 이해는 됐지만, 신고가 들어온 이상 신고 내용을 조사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만 일하더라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주요 근로조건을 명시하고 서면으로 교부해야 한다. 이 업체는 1주일 정도 일을 시켜보고 나서야 정식 채용한다는 의미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잘못된 관행이 있었다.
문제는 사업주였다. 경기도에 사는 그는 부산까지 출석하기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까짓 일로 내가 왜 부산까지 가야 합니까?”
출석을 거부하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구인해야 한다고 안내하자, 그의 반응은 가관이었다.
“아, 체포한다고요? 이야 그거 좋네요! 공짜로 공무원 승용차 타고 부산 여행 가면 나야 좋죠.”
보통 사업주들은 체포 이야기에 겁을 먹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범죄 경력을 조회해 보니, 전과 19범이었다. 강력 범죄는 아니었지만, 예비군 훈련에 불참한 것부터 시작해서 음주운전까지 각종 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적이 한가득하였다.
체포하려면 근로감독관 두세 명이 하루를 비우고 경기도로 출장을 다녀와야 했다. 체포영장과 관련해 담당 검사에게 상의했더니, 혀를 끌끌 찼다. 그 사업주의 말대로 ‘그까짓’ 사소한 사건으로 행정력을 낭비하는 일이 분통 터질 노릇이었다.
결국, 집 가까이서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경기 지역 노동청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경기지청에조차 출석하지 않으려는 사업주와의 실랑이 끝에 겨우 조사를 받도록 했다. 조사 장소는 자신의 집에서 차로 단 15분 거리였다.
근로계약서 하나 작성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걸 쓰지 않았다가는, 더 피곤한 일이 생기고 전과도 남는다. 근로자가 첫 출근을 하면, 근로계약서부터 작성해 사본을 서면으로 교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만약 일을 시켜보고 나서 정식 채용 여부를 결정하고 싶다면, 근로계약서에 수습 기간이나 시용 기간에 대한 특약을 한 줄만 추가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