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청 노무담 12

J 삼겹

by 박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제대로 쉴 틈도 없었어요. 연장‧야간근로는 1.5배 받아야 한다는데, 그것도 못 받았고요. 사장님한테 여러 번 폭언도 들었어요.”


총 직원은 3명뿐. 삼겹살 구이를 주로 파는 고깃집이었다. 3년간 일했다는 근로자의 신고 내용은 여러 가지였다. 휴게시간 근무분 미지급, 연장‧야간근로 가산 수당 미지급, 그리고 직장 내 괴롭힘이었다. 하지만 상시 근로자 5명 미만인 사업장에는 연장‧야간근로 가산,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것들을 제외하고 남은 쟁점은 오로지 휴게시간이었다.

사업주는 본업이 따로 있었다. 그는 다른 곳에서 유스호스텔을 주로 운영하고, 고깃집에는 하루에 한두 번 잠시 들르는 정도였다. 점장 같은 건 없었다.


근로자는 오후 4시부터 새벽 2시까지 근무하며, 근로계약서상 휴게시간으로 2시간(16:30~17:30, 20:00~21:00)이 명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근로자는 이 중 절반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저 시간에 쉬었다고요? 아니요, 손님이 몰릴 때는 말도 안 되는 소리죠. 밥 먹는 시간 다 합해서 쉬는 시간은 길게 잡아도 1시간 정도가 전부였어요.”


사업주는 식당에 자신이 상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스스로 휴게시간을 알아서 지키고 있을 거라 믿었다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식당에는 그 흔한 CCTV도 설치되지 않았다.

실제 상황에 대한 증거가 필요했다. 마침 다른 업무로 그 식당 주변에 출장 갈 일이 생겨, 불시에 방문해 보았다. 오후 5시, 휴게시간에 도착한 식당에서는 재료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게 쉬는 시간인가요?”


나의 물음에 직원은 고개를 저었다.


“정해진 시간에는 못 쉬어요. 손님 뜸할 때 교대로 밥 먹으며 쉴 수는 있습니다.”


신고한 근로자는 과거 동료들과의 대화 녹취도 증거로 제출했다. 휴게시간에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최종적으로 사업주는 하루 40분만큼은 휴게를 못 한 것을 인정한다고 했고, 근로자는 그만큼의 임금을 받고 합의로 마무리되었다.

이 사건은 재직자의 증언과 녹취 등이 있었기에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경우, 휴게시간에 일했다는 근로자의 주장이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아, 사업주와 합의점 찾기가 힘들다.

사업주가 부인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일자별·시간별로 휴게시간을 얼마나 쉬지 못하였는지 근로자가 입증해야 한다. 평소 근로자가 불합리함을 느꼈다면, 휴게시간을 평균적으로라도 하루에 얼마나 못 쉬고 있는지 명시해서 사업주나 관리자에게 문자나 전화 등으로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그에 대한 답변 내용을 받아 놓는 것이 좋다. 휴게시간을 지키지 않은 날짜와 시간이 특정되지 않거나 입증자료가 없다면, 민사상으로 체불 금액 확정도 불가능하고, 형사상 처벌도 당연히 어렵다. 사업주도 평소 직원들에게 휴게시간을 잘 지키도록 관리해야 오해를 줄일 수 있다.



* 임금 채권의 소멸시효

임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다. 이 사건에서 근로자는 다행히 채권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아, 전체 재직기간에 대한 모든 금액을 주장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채권의 소멸시효가 10년인 것과는 달리, 임금 채권 소멸시효는 매우 짧아서, 빨리 신고해야 한다. 퇴직금은 퇴직 시점으로부터 소멸시효를 산정해서 조금 여유가 있지만, 임금은 매달 월급날(임금 정기지급일)부터 소멸시효가 차곡차곡 진행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재직 중이더라도 오래된 급여는 시효가 완성되어 영영 못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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