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엉덩이가 토실토실하네”
이 말은 그저 말뿐이 아니었다. 한 남자 선임이 신입 남자 직원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한 말이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은 피해자와 동성同性의 근로감독관이 맡아 처리한다. 피해자가 남성인 사건은 드물지만, 꾸준히 신고가 들어온다. 내가 직접 처리한 남성 피해 사건은 모두 가해자 역시 남성이었다.
이번 사건의 장소는 제조업 생산 공장이었다. 신입 직원이 입사한 뒤, 20년 차 선임이 사수로 배정되었다. 두 사람은 2인 1조로 긴 시간 함께 일했고, 선임은 신입을 잘 챙기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몇 달 뒤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엘리베이터 같은 둘만 있는 공간에서 선임은 ‘요즘 운동은 잘하고 있냐’며 신입의 가슴과 배를 쓰다듬었다. 화장실에서 나란히 소변을 보다가 신입의 성기를 쳐다보며 야릇하게 웃는 일도 있었다.
신입 직원은 그렇게 몇 달을 참았다. ‘그냥 장난이겠지’라고 애써 넘기려 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퇴근 시간, 두 사람은 작업복을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로 들어갔다. 다른 사람은 없었고, 신입이 바지를 벗고 속옷만 입었을 때, 선임의 손이 속옷 안으로 들어왔다.
“이 자식, 엉덩이가 토실토실하네.”
선임의 행동과 거리낌 없는 말에 당황한 신입은, 아무 말도 못 하고 탈의실을 뛰쳐나왔다. 그날 밤, 그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 날, 신입은 가해자를 피해 다니며 일했다. 용기를 내 문자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그는 사과만 제대로 한다면 신고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가해자는 이렇게 답했다.
“난 그런 적 없어. 그러니 사과할 일도 없다고.”
신입은 결국 총무팀에 신고했다. 총무팀은 두 사람의 근무 시간을 분리했지만, 가해자는 여전히 업무 지시를 다른 직원을 통해 내렸다. 신입은 대표에게 찾아가 가해자의 징계 또는 전보를 요청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사무적이었다.
“명확한 증거가 없으니 징계는 어렵습니다.”
그 흔한 CCTV가 공장 엘리베이터에 없었고, 탈의실에는 당연히 없었다. 성희롱을 직접 목격한 직원도 없었다. 신입은 결국 경찰에 강제추행으로 가해자를 신고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거짓말탐지기 결과를 근거로 가해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피해자는 노동청에 성희롱 사건을 신고하며 가해자에 대한 징계 조치를 요구했다.
우선, 회사의 성희롱 예방 교육 실태부터 조사했다.
“성희롱 예방 교육? 그런 거 한 적 없어요.”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교육은 없었고 서명만 받거나 심지어 서명조차 총무팀 직원이 대신 한꺼번에 허위로 한 일도 있었다. 회사에 성희롱 예방 교육 미실시로 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그리고 회사 자체적으로, 직장 내 성희롱 여부를 다시 조사하도록 요청했다.
피해자가 힘들어했던 정황을 증언한 직원들, 술자리에서 자신의 행동을 시인했던 가해자의 발언, 그리고 가해자에게 비슷한 피해를 겪은 또 다른 직원의 증언이 뒷받침되었다. 결국 회사는 가해자를 징계 해고했다. 괴로운 시간이 1년이나 지난 뒤, 비로소 피해자는 이전보다 평온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종종 여성 근로감독관이 담당한 남성 가해자-여성 피해자 사건 내용을 들어보면, 남성 피해자 사건보다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하고 그 발생빈도는 빈번하다. 도대체 회사에 다닐 때, 어깨와 허리와 허벅지에 쥐덫이라도 설치해야 한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