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시간 속으로 11화
스패니쉬 레스토랑에 서연과 마주앉은 준겸은 자꾸만 입가로 새어나오는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벌써 반년도 넘었네요...선배랑 같이 밥 먹은 지가."
"그러네. 시간이 진짜 빠르다. 그치?"
"글쎄요, 전 꼭 그렇진 않더라구요."
"......"
"여기 분위기 어때요, 선배?"
"이런 데는 어떻게 알았니? 파리에 이런 데가 있는 줄 몰랐어."
"제가 급히 좀 알아봤죠. 마음에 드세요?"
"응. 파리도 좋지만, 꼭 다른 곳에 여행 온 것처럼 이국적이라서 좋네."
하몽을 얹은 멜론 한 조각을 먹는 서연. 입안 가득 퍼지는 멜론 과즙의 달콤한 향, 얇고 짭쪼름한 하몽의 깊은 풍미, 그리고 스페인 와인! 이 완벽한 마리아쥬에 서연은 기분이 좋아진다. 그녀의 흡족한 미소를 보며 환하게 웃는 준겸의 얼굴이 마치 미소년처럼 해사하다.
피아노, 바이올린, 그리고 반도네온 연주에 맞춰 핏빛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무희가 탱고를 추기 시작했다. 어느새 맞은 편에서 무대로 미끄러지듯 들어온 훤칠한 남자 무용수는, 그녀의 몸짓이 만들어내는 리듬에 그대로 올라타더니 그녀가 마음껏 춤을 출 수 있도록 때로는 리드하고 때로는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 마치 둘이 한 몸이 된 듯, 이 모든 동작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아름다웠다. 그러면서도 묘한 슬픔이 느껴졌다면 그건 한이 서린 탱고 음악 때문이라기보다는, 화려한 불꽃놀이 같은 그 춤의 끝도 언젠가는 다가온다는 사실 때문이었을 것이다.
식당의 손님들도 흥에 겨워 박수를 치며 리듬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그 중에는 정말로 일어나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었고 정열적인 그 분위기에 취해 뜨거운 키스를 나누는 몇몇 커플들도 보였다.
서연은 자기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취하고 있었다. 몇 초나 흘렀을까? 스스로 그걸 알아차린 그녀는 마음 속으로 도리질을 하며 준겸에게 말했다.
"나 오늘 많이 걸었더니 좀 피곤하네. 우리 이제 일어날까?"
"네. 늦었으니 제가 바래다드릴게요."
"안그래도 되는데...... 파리는 내가 더 잘 알아."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