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음악 여행의 시작
무작정 제주도행 비행기에 오르다
8년 6개월만인가...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하기 전 미서부 여행을 한 이후로 이렇게 나홀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입사시 이 곳에서 뼈를 묻으려했던 다짐은 어디가고 어느새 퇴사를 3일 앞두고 있다.
그동안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한 달 정도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잠만 자거나 비디오게임에 빠져 폐인처럼 지내야 할 터인데...
나에게 주어진 자유시간은 금토일 3일뿐.
아무 계획도 준비도 없이 가방 하나 들고 무작정 제주도행 비행기에 올랐다.
파랗고 파란 하늘.
제주 공항에 도착하니 야자수와 새로운 이방인을 기다리는 렌트카들이 나를 반긴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면서 올레길을 걸으려 했으나 낮엔 아직 한 여름 날씨.
자그마한 렌트카를 빌려서는 가장 먼저 핸드폰과 블루투스 연결을 한다.
그리고 음악 스타트. 볼륨업.
자.. 이제 준비 다되었나?
사이드브레이크를 풀고 공항주차장을 유유히 벗어난다.
나홀로 제주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창문을 열고 서부해안을 달리다
제주시에서 벗어나 본능적으로 서부 해안으로 향한다.
눈부시게게 빛나는 바다를 옆에 끼고 목적지 없이 그냥 달린다.
보통은 네비게이션의 화살표를 따라가기 바쁘겠지만 이번엔 오로지 내 시선이 머무는 곳으로 향한다.
온갖 잡념들로 가득찼던 머리속이 조금씩 비워지기 시작한다.
카 오디오 볼륨을 조금씩 높인다.
창문을 내려 바다 바람을 온 몸으로 느낀다.
얼기 직전의 사이다를 마시는 듯한 청량감.
그래. 이래서 제주도다.
끝없이 이어진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또 이름 모를 해안마을가에 주차를 하고는 또 정처없이 걷는다.
9월이지만 오후 햇살은 무척 뜨겁다.
잠깐동안의 산책으로도 까맣게 익어가는 나의 살갗들.
애월한담산책로를 거니는 동안 어느덧 해가 저물어 간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일몰을 보기로 한다.
변화무쌍한 색채의 변화가 눈앞에 펼쳐진다.
저멀리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을 경이롭게 바라다본다.
아둥바둥 바쁘게 살아온 지난 시간이 덧없게만 느껴진다.
삶이란 매순간 선택의 연속
짧지않은 기간동안 고민한 끝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로 내린 결정이었지만
여전히 마음 속에서는 물음표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우리는 매순간 크고 작은 선택을 하며 맞이한다.
가슴 뛰는 일임에도 글로벌기업을 떠나 자그마한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적지않은 나이이지만 마음가는대로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거대한 기업의 부속품으로 사는게 아니라
뭔가 더 큰 일을 하기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을거란 믿음을 가져본다.
남쪽 섬에 밤이 찾아온다.
네비게이션에 숙소 주소를 입력한다.
풀벌레 소리 가득한 깜깜한 제주 숲길을 지나 숙소로 향한다.
사실 이 글은 이직을 앞두고 떠난 나홀로 제주도 여행에서 겪은 뜻밖의 일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그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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