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 9시부터 두 개의 수업이 있었다. 시험장까지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지만 배차간격이 좀 길어서 1시간 반 전에 집을 나섰다.
이번주 목요일이 스웨덴 국경일이라 다들 금요일에 휴가 내고 놀러 갔는지, 아님 시간이 너무 일러서인지 도로는 차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운전 시험 보기엔 너무 좋은 상황이지만, 연습하기엔 너무 쉬워서 조금 안 좋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오늘은 고속도로, 라운드어바웃, 시내 등을 돌아다녔다.
고속도로를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면서 감속, 가속, 차선변경, 깜빡이를 올바르게 하는 법을 체득하게 만들었다. 고속도로 진입로가 진짜 너무 짧은 곳이 종종 있었는데 내 느낌으로는 한 30에서 100까지 3-5초 만에 올려야만 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길과 나가는 길 모두 너무 급회전인 곳들이 있어서 솔직히 너무 무서웠다. 제발 시속 70-80km으로 달려야 하는 도로 90도 꺾이게 만들지 말아 달라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냥 운전하면 감속해서 갈 거 같은데 시험 합격하려면 느리게도 안 된다 하니 무섭지만 속도를 유지할 수밖에.
오늘의 지적 사항.
라운드어바웃에서 왼쪽 갈 때 계속 왼쪽 깜빡이 켜다가 나가기 바로 전 통로 지나고 바로 오른쪽으로 바꿔 켜기.
정지선 멈출 때 차 안에서 정지선이 보이도록 충분히 거리 둬서 멈추기.
교차로에서 빨간 불로 멈출 때 횡단보도 있으면 횡단보도 전에 있는 정지선 보이게 멈추기.
표지판이 나와서 차선 변경해야 할 때, 엄청 급하게 깜빡이 켜는 습관 고치기:백미러->사이드미러->내 눈으로 창문 보고 깜빡이 켤 것.
강사의 마지막 소감은 이제 한 70-80% 정도 수준까지 왔고 특히 마지막 30분은 엄청 괜찮았단다.
오늘 속도도 진짜 정말 열심히 지켜서 한.. 두 번 정도(한 번도 안 넘는 건 진짜 너무 힘들다) 빼고는 속도도 거의 안 넘겼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37-40로 맞춰서 가는 게 젤 고역이었지만 발끝의 감각을 최대한 살려서 미세 조정했다. 예전에 실험할 때 0.001g 딱 맞춰서 시료 넣을 때마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신경의 예민도를 한껏 끌어올려 엑셀을 밟았다.
하지만 두어 번의 실수는 있었다. 왼쪽으로 차선 변경하려다가 옆 차가 무섭게 과속해서 달려오는 바람에 강사의 제지를 받았다. 또 한 번은 좌회전하자마자 오른쪽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 데 거기에 있는 버스가 오른쪽 깜빡이를 켰다. 버스가 내 차선으로 들어오도록 내가 왼쪽 차선으로 변경해 주려고 했는데, 왼쪽 뒤에도 차가 있어서 강사의 제지를 받았다. 신기하게도 스웨덴은 제한 속도 50 이하인 도로에서는 버스가 승하차 후 원래 차선으로 복귀하려고 할 때 양보해 줄 의무가 있다. 그냥 덩치로 밀어붙이는 우리나라랑은 다르게 법으로 보호해 준 느낌. 그래서 그것 때문에 차선 변경해 주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그냥 속도를 줄여서 갈 공간 만들어줬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고.. 그러기엔 내가 버스를 인지하고 속도를 줄이기에 너무 시간이 짧았나 싶기도 하다. 암튼 좀 원활하지 못 하긴 했다.
그리고 시내 들어오자마자 버스 전용차선이 잠깐 생겼다가 사라지는 부분이 있는데 거기에서 차선 변경해줘야 했었는데 인지를 늦게 해서 지적받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번에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게 강사가 자꾸 못 들어가는 길인데 들어가라고 함정을 판다. 이상한 길로 들어가래서 "여기? 여기?"이랬는데 "응~"이라고 해서 들어가려고 했더니 브레이크 꽉 밟으면서 여기 자동차 못 들어가는 길이라며 버스만 갈 수 있다고 표지판에 쓰여있단다. 하지만 내가 가는 방향에는 표지판이 뒤통수만 보였는 걸?! 그래도 얼굴을 잔뜩 빼고 뒤로 돌려서 표지판을 봐야 한다. 응?!
아무튼 오늘은 이 정도.
내일은 두 시간 수업받고 시험 본다. 이번에는 붙어야지. 치사하게 예약이 두 번까지만 우선권이 있어서 세 번째부터는 방금 취소한 자리들이 안 보이더라. 코로나로 운전면허 시험 대기가 너무 길어지다 보니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우선권을 주기 위해서라나 뭐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