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가 내가 살면서 가장 좋아한 표현이라면
그 자리를 노리는 말이 새로 생겼다.
이대로 죽어도 좋아
이 말이 요즘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죽고싶다'라는 표현은 나이가 들수록 쓰기가 매우 조심스러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나는 이 말이 요즘 참 사랑스럽다.
너무 아름다운 것을 보거나
너무 행복한 순간에
이 말이 몇 번이고 목구멍을 밀고 올라온다.
그리고 말뿐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생각은 그저 위험하기만한 걸까?
어차피 살아간다는 것과
죽어간다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인 다른 표현인 것을.
속으로 집어삼킬수록
내가 더 그 말에 집어삼켜져 버릴 것 같아서
툭,
하고
내뱉어 본다.
'아, 이런 날에 죽으면 내 인생은 참 행복했다 말할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