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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삽질 Oct 11. 2018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엄마

허리가 아픈신 엄마. 

명절날 새벽 일어났다 앉았다 하시며 

혼자 전을 부치신다. 

기름내에 콜록콜록. 

나물, 국, 고기 

혼자 차례음식을 새벽에 다하신다. 


한 평생을 이렇게 사신 엄마.

모진 시어미 만나 

등한번 못펴보고 살다가.

등 좀펴려니 아버지는 세상을 등지고.

자식들은 바쁘다고.

홀로 일하시는

이 새벽에 깊은 잠에 빠져있다.


손가락이 갈라진 엄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자식들 학비를 벌러 

여기저기 찾아다니셨다.

공장. 마트. 식당. 아이돌보미

엄마는 그렇게 가장이 되었다.


에어콘 공장에 취직한 엄마는 포장을 했다.

독한 본드와 비닐은

공장 구석에서 일하는 엄마의

손가락 끝을 쩍쩍 갈라놨다.


마트에 취직한 엄마.

계산대에 서서 일하느라 다리가 아파도.

자식들에게 타발 한 번 안하시며

엄마는 묵묵히 일하셨다.


식당을 하다 망하고 

다늦게 공부하는 막내 뒷바라지로

엄마는 다시 아이돌보미가 됐다.

파출부가 아니라 덜 챙피하다는 엄마.

오늘도 자식 걱정에 아이를 본다.


싱크대에 팔을 대고 

구부정히 설겆이하는 엄마.

생각만해도 주르륵 눈물이 나는 우리 엄마. 

엄마의 좋은 날은 누가 찾아주나.

세월은 가고 건강하실 날도 얼마 안남았는데 이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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