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남자 vs. 한국 남자
최근 10년간 울 어머니는 아버지가 주말이든 주중이든 어디 나가시는 것을 좋아하신다. 심지어 안나가시는 날은 불안하다. 다른 일정이 있는데 따라올까봐 그러신다고 한다. 따라와도 되는 모임이 있고, 따라오면 안되는 모임이 있기 때문이다.
내 미래도 혹 그러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내가 여성이 아니라서 한국에서는 어떤 걱정들을 하는지 모르겠다.
상하이에서는 그렇다고 한다.
저녁식사를 하고 설거지는 누가할지 걱정이 된다고 한다.
아이 공부는 누가 가르쳐줄까 걱정이 된다. 아이 공부를 아버지들이 할당 받아 가르치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리다면 아이를 누가 볼지 걱정을 한다. 물론 부모님이 봐주시는 경우는 예외다.
뻘짓할까 걱정은 가장 마지막에 하는 걱정인듯 하다.
2주전 10일간 출장 그리고 10일간의 격리를 끝내고 집으로 복귀했다.
아내가 좋아라 한다. 설거지할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게라도 좋아해주니 다행이다.
업무분장은 확실하다. 내가 저녁약속이 있어 밖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9시든, 10시든 항상 설거지할 꺼리로 가득하다. 식탁을 치웠다면 엄청 고마워하고, 식탁조차 치우지 않았다면 종종 성질날때도 있다.
"설거지는 그렇다 치고 식탁 정도는 치워야 하는거 아냐?"
"그거 네 일이잖아"
하긴 밥하고, 아이 숙제봐주는 일도 하지 않는 나는 상하이 남자에 비하면 엄청 편하게 살고 있긴 하다.
장모님, 장인어른은 한수 위다.
딸아이 놓고 10개월 후 젖을 땔때가 되었다. 딸아이 젖을 땔때 우리가 보이면 안된다. 그래서 덕분에 4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주말 2일, 휴무 1일 그리고 평일 1일이었다.
그 얘기를 듣고 어머니 왈,
"장인어른이 일을 잘하시니 3일은 괜찮을테고 하루만 장모님 혼자서 고생하시면 되겠네~"
"장모님이 그 하루도 힘들다고 하셔서 장인어른이 회사 휴가내셨어요."
어머니는 굉장이 부러운 눈치다. 그 하루도 혼자 볼수 없다고 남편이 회사 휴가를 내는 상황이란 어머니 세대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도 이런 반복되는 상황(?)에서 느껴지시는 것들이 있는것 같다.
나와 비슷하지 싶다. 손자면 상하이 친구들과 결혼시키지 않는데 손녀일때는 일반적인 중국사람은 별로지만 상하이 남자라면 괜찮겠다 싶은 그런 마음 말이다.
요즘 점점 변하고 있긴 하다. 젊은 친구들은 둘다 집안일을 하지 않고 부모님들이 도와주는 그런 변화 말이다. 상하이 남자랑 결혼한 한 한국여성분이 그런다. 시아버지, 시어머니 집에 가면 대부분 시아버지가 밥하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정리한다고 말이다. 그게 아들까지는 덜 이어지는 듯 하다. 처음에는 미안해 했다가 지금은 익숙해졌다고 한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