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체리와 함께한 웹소설, <루나리스: 끝나지 않는 심야방송>
"오늘의 마지막 곡은 호수공원을 우와~ 벌써 15년째 찾고 계신다는 김영수 할아버님의 신청곡인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입니다. 할아버지, 오늘도 행복한 산책되세요~"
며칠 전부터 시작한 '서연의 음악 선물' 코너가 방문객들 사이에서 서서히 호응을 얻고 있었다.
방송을 마치고 나서는데 박관수가 어울리지 않게 부드러운 표정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이 좋아하네요. 새 코너, 계속해도 좋아요."
"정말요? 고맙습니다! 뿌듯한데요?"
서연은 뒤돌아 가는 박관수의 등에 승리의 브이를 날렸다. 하지만 어제 확인한 ‘물아래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하면 마음이 복잡했다.
퇴근 시간, 서연은 수아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서연] '오늘 시간 괜찮아?'
[자주색거인 수아] '네! 학교 끝났고 지금 식물원에 있어요. 언니 퇴근하면 여기로 오세요. 보여드릴 게 있어요.'
[서연] '식물원? 호수공원에 그런 곳이 있어?'
[자주색거인 수아] '우리 엄마가 여기서 일해요. 주소 보낼게요. 서호 끝에 있어요. 그리고, 언니 방송 오늘도 잘 들었어요. ㅎㅎ'
서연은 어깨를 으쓱했다.
루나리스 식물원은 서호의 남서쪽 끝에 자리 잡고 있었다.
크고 작은 유리 온실들이 이어진 모습이 멀리서도 인상적이었다. 입구에는 '루나리스 수생식물 연구센터'라는 간판이 걸려있었다.
'수생식물 연구센터...'
서연은 간판을 보며 '물아래 존재'를 떠올렸다.
입구에서 기다리던 수아가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언니! 여기예요~"
교복 차림의 수아는 여전히 자주색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있었다. 수아의 얼굴을 보기 위해 서연은 고개를 들어야 했다.
"너 혹시 매일 자주색 스카프 메니?"
"예, 전 자주색이 제일 좋아요. 가요, 제가 식물원 구경시켜 드릴게요."
식물원은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그곳에는 다양한 열대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저기는 뭐야?"
서연이 가리킨 곳엔 '래플레시아', '티탄 아룸'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거대하고 기괴하게 생긴 식물들이 별도의 유리벽 안에 격리되어 있었다.
"냄새가 독특해서 따로 격리해 둔 거예요."
"독특하다는 게…"
"썩은 고기 냄새로 곤충을 유인해요."
“으…”
중앙에는 큰 연못이 있었고, '빅토리아 수련'이라는 거대한 식물들이 물 위에 떠 있었다.
"와… 정말 아름다워!"
"전 어렸을 때부터 여기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엄마가 늘 바쁘셔서, 이 식물들이 제 친구였죠."
서연은 무심코 수아의 손을 잡았다.
"나도 그랬어. 아빠가 바쁘셨거든. 하지만 넌 이렇게 예쁜 식물들과 지냈잖아."
수아는 밝게 웃었다. 그리고 주변을 살피더니 목소리를 낮췄다.
"특별한 곳을 보여드릴게요. 따라오세요."
수아는 일반 관람객들이 잘 찾지 않는 구석으로 서연을 안내했다. 그곳에는 작은 문이 있었고, '직원 전용 구역'이라는 표지판이 붙어있었다.
"엄마 모르게 들어가는 거예요."
수아는 주변을 살피더니 재빨리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작은 온실이 나타났는데, 이곳에는 수생식물들만 있었다.
서연은 주변을 천천히 둘러봤다. 벽에는 식물 성장 차트와 다양한 실험 결과표가 붙어 있었다. 그중 눈에 띄는 건 'SPS(Submerged Plant System) - 영양 공급 효율성'이라는 제목의 차트였다.
"수중 식물의 가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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