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게 된 이 도시
만나면 만날수록 더 끌리는 사람이 있다.
런던은 나에게 그런 곳이다.
가보면 가볼수록
더 런던에 머물고 싶어지게 만든다.
어렸을 적 '이브의 모든것'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비춰진 런던의 배경은 우아하며 세련됨 그 자체였다.
꼭 가보고 싶은 도시였던 런던..
3년 전,
런던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너무 감격스러운 나머지 울컥했던 기억이 있다.
3년 후,
다시 찾은 11월의 런던은
나의 생일을 앞두고 계획하였다.
사실 런던이라는 도시 자체가
나의 생일 선물이었다.
호텔은 3년전 묵었던
"National Hotel"로 예약을 했다.
런던에서 가장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는
뮤지컬 감상이었다.
아침에 현장에서 저렴하게 티켓을 살수 있는
"데이시트"를 구매하기 위해 서둘러 호텔을 나섰다.
오페라의 유령을 보기 위해 도착한
Her majersty's theatre 극장은
고풍스러운 건물이었다.
30유로도 안되는 가격에 자리를 구매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섰다.
이 날 저녁에 오페라의 유령을 보았는데
사실 반 이상은 잔것 같다.
지인 중 한명이 뉴욕에서 뮤지컬을 보며 졸았다는 얘기를 해서 이해가 안되었는데,
막상 내가 뮤지컬을 보며 반 이상을 졸고 나니 100% 이해와 공감이 되었다.
11월의 런던을 더욱 느끼고 싶어
세인트 제임스 공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있는 애드미럴티 아치에
지나가는 차들과 사람들을 보며,
이런 멋진 곳에서
일상적인 삶을 사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들이 살짝(?) 부러웠다.
버킹엄 궁전 주변에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날씨가 좋았으면 더 멋졌을 풍경인데.. 라는 아쉬움을 뒤로한채 공원으로 향했다.
세인트 제임스 공원을 지나면
웨스터민스터 사원과 빅벤
그리고 런던아이를 볼 수 있는데
거리가 정말 가깝다.
런던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유있게 걸어다니면서
모든 것을 다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11월의 런던은 해가 일찍 지고 있었다.
거의 5시가 되면 슬슬 해가 지고 6시면 어두워졌다.
금세 깜깜해지니 시간이 더 짧게만 느껴졌다.
6월의 런던은 해가 저녁 10시에 진다.
그래서 여행을 할때는 겨울보다는 여름이 더 좋은것 같다.
호텔에서 잠시 쉬고,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대영박물관으로 향했다.
런던에서 가장 입에 잘 맞았던 피쉬앤칩스
내셔널 갤러리 주변에는
수많은 경찰들이 빼곡히 둘러싸고 있었고,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열심히 사진을 찍는 나는
역시 관광객이었다.
사전 테러경고가 있었던건가?
한 경찰에게
왜 이렇게 많은 경찰들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오늘 시위가 있었고,
그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라고 대답했다.
근처 지하철 역 입구를 막아놨기에
레스터스퀘어 역까지 걸어가야 했다.
런던의 밤은 엄청 추웠다.
런던의 곳곳은 음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런던을 왜 사랑하느냐고 물어본다면
그냥 좋다.
런던의 아기자기한 지하철의 공간마저도 사랑스럽다.
그렇게 행복했던 런던에서의 하루는 금세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