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편견도 없이

라트비아 리가 '탈링크 호텔(Tallink Hotel Riga)'

by 중앙동 물방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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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있다. 많이 가는 지역의 정보는 수탈한 관리의 곳간처럼 차고 넘친다. 일본의 오사카,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이 그렇다. 라트비아는 그 반대다. 지난해(2016년) 러시아를 여행할 때 라트비아를 알아보지 않았다면 그곳의 수도가 어딘지 한참 뒤에나 알았을 것이다. 이러니 라트비아 사람들이 한국의 수도를 모른다 해도 화내지 않을 예정이다. 별 정보도 없이 찾아간 리가는 참으로 예쁜 도시였다. 나중에 북유럽이나 발칸 쪽을 여행한다면 이틀 정도 리가에서 시간을 보내시길.


‘탈링크 호텔 리가’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호텔 예약 사이트 평이 대체로 긍정적이었고 금액도 괜찮았다. 이름이 좀 낯익었는데, 조사해보니 예전에 북유럽 여행을 하면서 탄 페리 이름이 ‘탈링크 실야 라인’이었다. 탈링크 그룹에서 실야라인과 함께 호텔 사업도 한다. 페리는 발트 해를 둘러싼 나라인 에스토니아, 핀란드, 스톡홀롬, 라트비아를 오간다. 페리 이름으로 유추해보건대 에스토니아의 탈린에 거점을 둔 회사가 아닐까. 혹시 북유럽 등지를 여행할 일이 생긴다면 이 탈링크 실야 라인도 한번 이용해보시길.


탈링크 호텔은 에스토니아에 4개, 라트비아 리가에 1개로 총 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무래도 배 타고 영업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사 직원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1호점을 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어차피 너희들이 외국 출장 갈 때 숙박으로 돈을 써야할 텐데 이왕이면 그 돈도 회사를 위해 쓰렴’하는 게 더 현실적이다. 기업이란 이익창출이 우선이고 복지나 사회적 책임은 그 다음의 일이다. 그러다 보면 여행객으로 겸사겸사 돈도 벌고.


샤워 부스 안이 배수가 잘되지 않아 정이 넘치는 선배가 따라준 술처럼 물이 철철 넘친다. 다음번 샤워할 사람에게 미안하지만 그래서 언제나 제가 먼저 씻는 요령을 선보였습니다. 또한 베개가 높아서 잠을 푹 못 잤다. 높이가 다른 베개가 준비되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큰 문젠 아니지만, 옆 방에서 청소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탈링크 호텔의 조식(숙박객 무료)은 오늘 아침을 먹는데 내일 아침이 벌써 기다려지는 이상한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 뷔페라 메뉴가 다양하고 과일도 신선하며 식당도 크고 깔끔했다. 호텔이 들어선 위치도 좋은 편이다. 시내나 구시가 모두 가기 좋고 구시가까지는 도보로 10분밖에 안 걸린다. 주말엔 구시가가 다소 시끄러운데 조금 떨어져 있어 조용하게 잠들 수 있었다. 방은 아주 넓진 않지만 침대를 놓고도 여유공간이 다소 있었고 방의 전반적인 디자인이 과하지 않고 현대적이며 심플했다. 방에서 시내가 보였는데 전망도 나쁘지 않았고 호텔 스태프도 많은 얘길 나눈 건 아니지만 친절했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지역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만, 정보가 별로 없다고 해서 가지 못할 근거가 되진 않는다. 오히려 정보가 없으면 편견도 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에 그 ‘안다’는게 때론 얼마나 빈약하고 그 나라를 이해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음을 여러 번 보았기에. 여행지에서 대수롭지 않은 정보를 불경처럼 읊는 자들을 보면, 야구장에서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끊임없이 옆 사람에게 설명하는 사람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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