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7. 밤 11시에 나주에서 양평으로 올라가는 고속도로에서
명절을 ‘치러냈다’고 말하게 되는 사정에는
며느리로서, 결혼한 딸로서의
해야 할 바, 마땅한 도리와 같은 말로 대신되는 여러 가지의 할 일들이 고단하기 때문이다.
편도 300킬로의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가야만 하는 건 우리가 가족이기 때문이다. 만나야하기 때문이다.
가족 간의 만남에는 우연이 없다. 길 위에서 스쳐간 그 사람이 엄마일 수가 없다.
각자의 사정은 복잡한 도로에서 먼저 만난다.
이야기는 밀려들어서 짧은 길을 통과하는 데에도 한참을 소요한다.
길에서 만나있는 이 시간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이라도 좋겠다.
하기 힘든 이야기를 들어주는 길고 공들인 시간이라도 좋겠다.
나도 안다. 나도 그렇다 하듯이
우리는 열심히 서로 스쳐간다. 스쳐감이 쓰다듬 인 듯 위로가 되어주길 바란다.
명절 속의 고단한 의무를 해내시느라
집으로 돌아가시는 길까지도 쉽지 않아서
명절이 없다면 차라리 나을까 하다가,
그래도 오래 참음을 견뎌야 하는 게 원래 가족인 것처럼
체증 없이는 명절이 아닌 것처럼 지금을 통과해 봐요. 내년에도 다음에도, 길 위에서 또 만나요. 여러분. 그리고 나의 가족, 여러분.
올해에도 곧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