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려움이 나에게 쓰는 편지

by 우주율

안녕? 나는 너의 두려움이야.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단다. 너의 베개 같은 것이지.

너의 밤을 지키는 부드러운 응원가 같은 거야. 나는 밤이 아니라 어두움이 아니라, 두려움일 뿐이야. 나는 푹신하단다.

너는 가끔 나를 깔고 앉거나 안고 자기도 하지.

내가 없어도 잘 사는 것 같긴 해. 내가 필수는 아니지만. 내가 있다면 너는 더 재밌는 꿈을 꿀 수 있을 걸. 네가 잠 못 들던 그때에, 내가 있었던 거야.

네가 아름다운 꿈이라고 느꼈던 그 풍경은 내가 만든 거였어.

기억하니? 그 무지개 언덕의 똑같이 생긴 수백 그루의 나무가 너를 향해 돌아서서 인사했지.

그때 퍼지던 금가루 같은 나무의 웃음을 너는 곰팡이의 포자 같다고 했고 독을 가진 최면가루 같다고도 했지. 그건 분명히 반짝이고 있었어. 네가 좋아하던 풍경 속에서 말이야.


나는 항상 너와 같다고 느껴. 왜냐면 너는 날 좋아하는 것 같아. 두렵기 때문에 너는 더 노력하지.

더 많은 일을 찾고 더 많은 일을 성공시키려 하고

하고 있는 일보다 하지 않고 있는 일들을 두려워하지. 네가 날 데리고 여기저기서 놀고 있나 봐.


나도 가끔 쉬고 싶긴 하단다. 항상 날 찾지는 않길 바라. 낮잠이나 잠이 안 오는 깊은 밤 정도에 가끔 만나자.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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