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이자 화가가 되는 일
수 해 전부터 내가 그리던 그림은 나무나, 나무가 있는 상황을 묘사하는데
어떤 것은 풍경이 되기도 하고, 어떤 그림은 초상화가 되기도 하고 나를 드러내기도 한다.
어떤 그림은 그림이라는 물성, 종이와 물감과 붓질과 얼룩의 그럴듯한 합인 상태로 남기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상은 사실 중요하지 않을 때가 많다. 대상은 그림의 출발이지만 결론이 아닐 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꾸준한 대상이 되는 이유는 내가 나무의 질감에 매혹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몸짓 자체로서 아름답다. 무수하고도 유려한 잔가지와 이파리가 볕과 바람에 반응해서 반짝이고 흔들리는 몸짓 자체로 존재한다.
어디에서 바람이 불어오는지 열기가 피어나는지 온 몸으로 반영해낸다. 음악이 없지만 춤을 춘다.
아기를 보는 관점의 즐거움에도 비슷한 것이 있다.
자라나고 살아있느라 아기는 움직인다.
통통한 손가락과 발가락을 움직움직하고 뽀얀 흰자위를 움직여서 시야를 찾는다.
아가야 볼처럼 동그란 눈동자
열심히 살아있다가
열렬히 버둥거리다가
까무룩 잠이 든다.
살아 있느라 노곤하였구나.
아직 춤이 아니지만 음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