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았다.
2020년 8월
오십일이 넘도록 내리던 비가 여름을 잠식하고 있었다.
비는 긴 정오의 태양보다도 끈질기게 온 땅을 적시고도
편평한 지반을 스펀지처럼 무너뜨렸다.
나는 뱃속에 아가를 품고 강이 범람한 남한강가에 나갔다.
이십미터가 넘는 강가의 버드나무들은 그 몸통의 중간 즈음까지 차오른 버터빛의 강물 속에서 출렁거렸다.
비는 아직도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내가 선 야구장의 외야석과 같던 산책길까지는 비가 차오르지 못했다.
나는 그 며칠 후 아이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