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르, 누벨 바그, 그리고 나의 그림자 통합
새로운 전환기에 접어들고, 창작자적 고뇌의 시즌으로 돌아온 요즘, 문득 떠오른 고다르 영화를 다시 열어보았다. 연기를 시작하고 미루어 놓았던 과거 유튜브 영상을 마무리하고, 치열하게 지냈던 지난날들을 덜어내며, 기다림에 영역으로 들어와 그놈에 소소한 일상으로 멈추는 느낌은 마치 진공상태에 있는 것 같았지만, 하루 종일 글을 쓰며 보내는 날들이 거듭할수록, 의식이 조금 더 확장된 상태에서 들어온 그의 영화는 새롭게 느껴졌다.
고다르, 그는 폭주하는 모든 것들의 뜨거움을 사랑하는 사람 같았다.
장편 데뷔작 ‘네 멋대로 해라’에서 그는 들끓는 청춘의 반항만이 그를 유일하게 순수한 혼돈으로 껴안고,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마주하면서도, 그런 광기에 가장 끌렸던 듯하다.
나는 굉장히 비논리적인 사람이며, 추상적인 어떠한 느낌들을 따라 살아가는데, 어느덧 처음으로 멈춰서 생각해 보니, 상상을 현실화하려는 것을 추구하며 살아오고 싶었던 것 같다. 내가 걸어왔던 길들은 내적 외적 사회적 모두 모순적이고, 통합되기 어려워 보이는 것들로 이루어져 보인다. 메소드를 실전으로 익혔단 사실을.. 오늘날 깨닫는다.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처럼 돌을 보고 물질과 비물질 경계에서 우리는 하나다... 그것은 만물 모든 게 '사랑'.. 그것이 삶의 방향성이라며,, 여하튼 나의 현재 위치는 여기에 있다. 아마 슬슬 우주까지 정신이 한번 넘어갔다 하던들 어차피 물과 공기가 있는 인간 세상에서 실존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니 정반합 속에서 상상과 현실, 감정과 구조를 통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 내가 고다르의 영화 형식, 그 ‘거리 두기’ 안에서 광기 어린 사랑을 보았을 때, 순간 깨달았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흐름 속 어딘가를 비추는 듯했다.
내가 선택한 비제도권의 삶이 안 보이는 유리벽으로 코팅돼 있었다는 것, 인터스텔라의 아빠가 된 기분이랄까..여하튼 내 눈에만 보이고 내 말은 어디에도 닿지 않아 튕겨져 나가는 기분이 오랜 시간 들었던 이유가 그거였구나..라며 나의 그림자를 통합해 나가는 속도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맞다.. 약 12년 전 난 펑키와 키치, 팝아트와 표현주의를 사랑했고, 독일에서 영감받아 동서양의 문화로 교합했던 패션 작업들을 했었다. 이후 여러 제도권 안에서 너무나~~ 깜짝 놀라고! 이 삶을 걸어온 것이다. 그랬다...기억해 냈다..
그리고 생각에 흐름이 이어졌다. 미술 대학원에서 내가 잠시 연구했던, 끊임없는 실험미술을 한 독일 미술작가 ‘시그마 폴케’가 떠올랐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회화의 기존 양식을 해체하며 변형하던 폴케의 예술적 실험성처럼, 고다르 역시 끊임없이 ‘형식의 프레임’을 깨려 했다. 다큐적인 요소로 내레이션이 시, 문학, 철학 등으로 흘러나오고, 미술작품이 메타포로, 인물과 서사를 블랙코미디 극으로 연출이 되었던 점에서 내 미술 작업에 영감이 되기도 한 퍼포먼스 사진작가 ’신디 셔먼‘도 연상되었다. 그녀는 대중매체 속에서 소비되는 여성성의 이미지를 자기 희화화를 통해 사회를 비판하고 아이덴티티를 전복시키는 감각으로, 고다르의 영화에서 자주 드러나는 의도적 서사 흔들기와 맞닿아 있다.
쇼츠들의 일부 흐름들이 마치 틱톡.. 같다고 해야하나.. 그는 숏플랫폼의 선구자였던 것 같다.. 신기하다.
이 형식은 내가 서사에 감정으로 빠져들지 못하게 흐름을 막으며, 보고 있는건 사실이 아니라 허구임을, 구조물임을 인식하게 하였는데, 그것은 어떠한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았다. 내 안에 응시를 깨트리고, 시선으로부터의 자유와 어떤 프레임에도 갇히지 않도록 사회에 대한 자각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듯 했다.
“영화란 무엇인가?”라고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묻던 고다르에게 영화란 뜨겁게 살아가고자 했던 삶 자체로, 세상을 향한 반항 같아 보였다.
그리고 생각에 잠시 잠겼다. 이상하게 시국에 소란이 있을 때마다 약속이라도 된 듯 내 삶 시스템 중 하나가 꼭 고장 나고 다시 세팅해야 하는 일들이 반복되었다. 설국열차가 달리다 멈추게 되었을 때, 옆문으로 나간 사람처럼 미지를 걸으며 기지를 찾는 느낌이라고 할까..
생존자를 찾습니다....
하여간 그는 예술이란 경계 안에서 사랑과 자유를 진심으로 함께 살아내려는 자의 증언이라고 생각이 든다.
나도 다시 살아났으니 고다르에게 힘 왕창 받고 글, 연기, 미술, 영상 뭐가 됐든 마음껏, 자유롭게 내가 느끼는 것들을 표현하며 살아갈 것이다아~~!
25/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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