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eep No More — 그 밤, 무언의 예언과 육체의 밀어
입장.
벽도, 출구도 없는 미로 속으로
나는 조용히 흡입된다.
스모키한 어둠, 가늘게 깜빡이는 조명,
하얀 가면을 쓴 망령들이
서로의 호흡을 훔치듯 스쳐간다.
나는 어느새 그들의 세상속,
피와 욕망으로 물든 타락한 왕국의 현장을
익명의 그림자처럼 걷는다.
눈동자 없는 시선들.
빠르게 사라지고,
기묘하게 추격하며,
은밀히 도망치는 존재들.
극은 웅장한 공간 전체를 점거했다.
그들은 시간을 찢고,
벽을 통과하고,
계단을 질주하며
장면을 육체로 흩뿌린다.
빛은 미끄러지고,
그림자는 달아났으며,
공기는 뒤집힌 채 떨리고 있었다.
화려한 조명 아래,
어둠의 실루엣이 뚜렷해지고
정신을 절단하듯,
돌연히 장면은 바뀐다.
광기에 젖은 만찬의 테이블.
피와 와인이 천천히 섞인다.
욕망과 죄는
아주... 아주.. 천천히,
손끝에서,
혀끝에서,
느릿하게 춤을 춘다.
질문들이 피어오른다.
누가 죽였는가?
왕은 왜 쓰러져 있는가?
우리는 지금 과거를 보고 있는가, 예언을 목격하는가?
욕망의 왕좌는 붉게 젖어 있었고,
씻기지 않는 죄책감은 육체로,
기괴하고도 아름답게 일그러졌다.
그들의 근육과 뼈는 무언의 절규였고,
몸짓은 울음보다 뜨거웠다.
그 짧은 정적 속,
눈썹 아래 드리워진 그림자는
사운드보다도 날카롭게
영혼을 긁었다.
망령들은 도망치며 쫓고,
쫓기며 도망친다.
그리고 난 그것을 관망한다.
기억과 예언이 교차하는 어둠 속,
누가 누구였는지
어디서부터 였는지
모든 것이 희미해진다.
그리고 절정.
광장 한복판, 단두대.
그는 목에 밧줄을 걸고
의자를 걷어찬다.
딸깍—
조명이 꺼진다.
푸르스름한 광기와 죽음의 입김이
공기 속을 떠돈다.
침묵.
이 밤의 마지막 여운.
-
Post-Performance
재즈 라이브와 웰컴 드링크,
낯선 이들의 열띤 속삭임.
서로 다른 장면을 본 관객들이
기억을 잇고, 서사를 꿰매며
또 다른 극을 만들어낸다.
이는 뇌리에 지속되는
몽환적 감각의 루프로 남는다.
2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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