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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 Mar 25. 2023

CCTV




2023. 3. 22


큰애가 아침에 늦잠을 잤다. 다행히 얼른 나가면 버스를 탈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서두르라고 재촉했다. 하지만 큰애는 머리를 꼭 감아야 한다고 했다. 버스는 탈수 없을 테니 택시를 타고 가겠다고 했다. 큰애는 내내 울면서 짜증을 냈다. 나도 짜증스러운 말투로 알아서 하라고 했다. 퉁명스런 내 말을 듣고 아이는 더 골을 냈다.


아이가 학교로 출발한 후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성경을 펼쳤다. 그러자 아래의 말씀이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는 자녀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화를 돋우지 말고, 주님의 훈계와 가르침으로 잘 키우십시오.” (쉬운성경/ 에베소서 6:4)


아놔... 하나님... 진짜 우리 집에 cctv 달아 놓으셨죠? 이건 뭐 도무지 내 성질대로 살 수가 없다. 하나님께서 선하고 행복한 삶으로 매일 쫙쫙 끌어당겨 주시니 옆길로 샐 틈이 없다. 나는 민망해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기도 했다.

“하나님... 잘못했어요... 아이한테 친절하게 말하지 못한 것을 용서해주세요. 나중에 딸에게 꼭 사과하겠습니다...”


자기 전에 아이를 꼭 안고 아침에 있었던 일에 대해 사과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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