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1.
망연자실한 마음으로 요한복음 16, 17장을 읽었다. 거기엔 예수님이 죽임당하시기 전, 유언처럼 남기신 기도가 나온다. 주님은 다음과 같은 기도를 반복하셨다. “부디 그들로 온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쉬운성경/ 요한복음 17:23) ‘서로 하나 되는 것’이 인간의 힘으로 성취하기엔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성취되어야 하는 소중한 일인가보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생애 마지막 순간에 전능한 하나님께 그토록 연거푸 부탁하셨겠지.
사람에겐 연합할 능력도 없고 의리도 없다. 사랑이라곤 없다. 저 기도를 육성으로 직접 들은 12명의 제자들은 조금 뒤에 예수님을 “혼자 버려”두고 모두 다 “뿔뿔이 흩어질” 참이었다. 이것이 나의 좌절이다. 나에겐 나 자신과 사람을 사랑할 능력이 없다. 하나 되기는커녕 사람으로부터 도망쳐버린다.
그러나 주님은 당신을 배신하게 될 못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말한 것은 너희가 내 안에서 평안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는 너희가 고난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담대하여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다!”(쉬운성경/ 요한복음 16:33)
답이 없는 배신자들에게 주님은 도리어 평안과 격려를 주신다. 이게 말이 돼? 후려 치셔야죠? 그냥 가루로 만들어 버리셔야죠? 째려보고 혀를 차고 손가락질 하셔야죠? 비난하셔야죠? 어떻게 평안을 주실 수 있어요? 한숨이 나온다. 이 한숨은 염치 불구하게 터져 나온 안도인가, 납득 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아득함인가.
주님, 저는 당신이 주시는 평안과 담대함이 너무나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