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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영주 Oct 04. 2016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안톤 슈낙의 산문집에 나오는 말입니다.

가을비는 쓸쓸히 내리는데 사랑하는 이의 발길이 끊어져 한 주일이나 혼자 있게 될 때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장외주식 시장이 또다시 한 겨울로 진입하는 이 시점, 한미약품의 계약파기로 인한 바이오 주식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이 시점, 장외에 남아 있는 종목들 중 어느 것 하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이 시점,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올리패스의 계약파기로 인한 주식은 3분의 1토막으로 떨어질 때, 

다이노나의 심사철회로 인한 주식거래 자체가 힘들어질 때,

오너리스크로 상장이 멀어진 주식들이 늘어날 때,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10배, 20배 간다는 말이 어찌 상식적인 말입니까? 이런 말들을 믿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대형 사고들이 터질 때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냉정해야 할 때 냉정하지 못할 때,

매도해야 한다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도하지 못할 때,

잘못된 길을 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길을 멈추지 못할 때,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편입한 주식의 정보를 아무리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을 때,

주주동호회 글 하나에도 흔들리는 자신을 보고 있을 때, 

답답한 맘에 편입한 회사 주식담당자에게 전화를 하였는데,

자신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말을 할 때,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주식 사라고 백번 전화오던 중개업자도 친구도 이제는 전화조차 오지 않을 때,

주식으로 매일 몇 백씩 손실이 나고 있는데 돈 아낀다고 사내 식당 앞에 줄 서고 있는 자신을 보고 있을 때,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헛된 것을 알면서도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도 내가 투자한 회사는 다시 살아날 것 이라는 희망을 기약 없이 기다릴 때,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입니다.


가을밤이 깊어갑니다. 

2016년 1년을 마무리 할 준비하고 있는데 어느 종목 하나 보이지 않는 내 자신을 보고 있을 때, 유난히 2016년 가을이 나를 슬프게 합니다.


2016년 10월 3일

한국장외주식연구소(http://k-otc.com/)

소장 소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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