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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영주 Feb 27. 2019

현대차그룹 후계구도 완성, 정의선 시대의 개막

현대엔지니어링을 주목하라.

다음달 주총에서 정의선부회장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로 등극한다. 이것은 현대차그룹 후계자 구도의 완성을 의미 한다.


비즈니스워치 2019.02.26 기사

 http://news.bizwatch.co.kr/article/industry/2019/02/26/0032

정의선 부회장의 대표이사 등극은 장외주식에 남아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승탄력과 직결된다고 이미 오래전 글을 올렸다.

다시금 이 종목에 대한 추천을 올리면서 지난 글을 복기하여 본다.


"정의선 부회장이 모는 기관차에 올라타라"


2003년 토마토TV에 출연해 제가 1만원에 사라고 추천한 종목이 있습니다. 이 종목은 11년 뒤 시초가 38만원을 기록하며 장기투자자에게 대박을 안겼습니다.


바로 삼성SDS


역시 상식으로 발굴한 종목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아 후계구도에 있어 중요한 주식이었기에 언젠가는 상장될 수밖에 없다고 믿었고, 믿음은 현실이 됐습니다.


똑같은 논리가 현대차그룹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고 발굴한 종목이 바로 현대엔지니어링입니다. 정의선 시대를 앞둔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하는 기업이 바로 이 종목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근 자료에 가까운 한 블로거의 도표를 인용했습니다.

http://orunson.tistory.com/entry/현대차-그룹의-지배구조-중심은-모비스-핵심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건설 플랜트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현재 정의선 씨의 지분은 11.7%. 삼성SDS처럼 현대엔지니어링도 상장은 시간 문제라고 봅니다. 정몽구 회장 유고시 상속세 마련을 위해 장외기업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에 힘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면 눈물겨울 정도입니다.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상장주식 가치는 2016년 6월 기준 2조 6959억 원. 비상장 주식까지 합하면 3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 시작은 불과 수십억원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봅시다.

1) 지난 2001년 정의선 부회장은 옛 기아 계열사였던 본텍이란 자동차부품업체 주식을 15억원에 인수했습니다. 그 뒤 본텍은 현대모비스, 현대오토넷 등과 합병이 시도됐지만 지나치게 본텍의 가치를 높게 산정해 편법증여에 악용됐다는 논란이 일자 무산됐습니다. 


결국 2005년 정 부회장은 본텍 지분 30%를 지멘스에 매각해 500억원대의 차익을 남겼습니다.(본텍은 정 부회장의 지분 매각이후 2006년에 현대오토넷으로 합병됐습니다)


중앙일보 2005.11.15 기사

http://news.joins.com/article/1723408 


2) 정 부회장은 2001년과 2002년 각각 14억9800만원을 들여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현대글로비스의 역할은 현대차가 만든 완성차를 운송하기 위해 화물차를 주선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직접 화물차를 소유하지 않고 단순히 주선만 해주는데도 매출과 이익은 급속도로 불어났습니다. 2002~2004년 현대글로비스 감사보고서를 보면 계열사를 상대로 한 매출 비중이 80%가 넘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2005년 12월 상장해 2016년 현재 시가총액 6조원 규모로 덩치를 키웠고, 그 사이 정 부회장은 1천억원이 넘는 배당을 챙겼으며 그의 지분 가치는 1조 5천억원에 이릅니다.


한겨레신문 2015.02.15 기사

http://m.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78587.html?recopick=5 

경향비즈 2006.04.12 기사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0604121814061&code=920401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이노션,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스코 등이 정의선 부회장이 많은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 승계 관련 주요 역할을 했던 기업입니다. 그리고 건설플랜트 분야에서도 이와 같은 역할을 맡은 계열사가 있으니 바로 현대엔지니어링입니다. 

정 부회장은 우선 현대엠코 지분을 싸게 사들인 뒤 계열사의 도움으로 덩치를 키우고 현대엔지니어링과 합병시켜 매출 6조원대 회사의 지분 11.7%를 보유하기에 이릅니다.


정의선 부회장의 재산증식 관점에 바라본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변천사를 보면 이렇습니다.


1) 정의선 부회장, 현대엠코 초기 투자금 375억원

2002년 10월 설립된 현대엠코는 초창기만 하더라도 현대글로비스(60%) 등 그룹 계열사들이 지분을 전량 소유했습니다. 그런데 2004년 12월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엠코 주식을 261억원 어치 사들입니다. 이때만 해도 주당 11만원씩 주고 총 261억원 어치를 사들였습니다.

2005년 5월 정 부회장은 현대엠코의 유상증자에 참여합니다. 그런데 당시 사들인 가격은 2004년 지분인수 당시 가격의 2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액면가 5000원이었습니다. 


113억원을 출자해 그는 현대엠코의 25% 지분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2) 4년간 배당수익만 476억원

현대엠코는 2008년 이후 2012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속 배당을 실시함에 따라 정 부회장은 이 기간에만 배당수익 476억원을 챙겼습니다.

 

초기 투자금 375억원을 배당만으로 3~4년 만에 회수하고도 약 100억원을 더 번 겁니다. 


3) 그룹내 일감 몰아주기...현대엠코 초고속 성장

현대차와 현대제철 등 그룹내 공사는 대부분 현대엠코의 차지였습니다. 2012년 계열사 매출비중이 60%에 달했습니다. 2013년 매출 2조 8742억원 영업이익 1873억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정 부회장의 지분가치도 375억원에서 2000억원대로 불어납니다.


비즈니스워치 2014.01.14 기사

http://news.bizwatch.co.kr/article/industry/2014/01/14/0029/prev_ver 


4) 현대엔지니어링과 합병...현대엠코 고평가 논란

2014년 현대엠코는 현대엔지니어링에 흡수 합병됩니다. 당시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의 합병비율은 1대0.18. 현대엠코의 값어치를 과다하게 평가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일부 현대엔지니어링 소액주주가 소송을 제기하며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2004년 현대엠코 지분 매입에 375억원을 쓴 정의선 부회장의 합병 직후 현대엔지니어링 주식평가액은 3590억원이었습니다. 10년 만에 10배 가까운 수익률을 달성한 겁니다. 


5) 그룹 계열사 공사...현대엔지니어링 20% vs 현대건설 0.6%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받습니다. 현대 엔지니어링의 2015년 매출 5조 2834억 원 가운데 20.2%인 1조 682억 원이 현대차와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등의 그룹 공사였습니다.

멕시코의 기아차공장 등 현대기아차가 세계 곳곳에 짓는 공장 공사 가운데 상당수는 현대엔지니어링 차지였습니다. 반면 같은 그룹이지만 정 부회장의 지분이 거의 없는 현대건설의 계열사 공사 비중은 0.6%에 불과했습니다.


6) 현대엔지니어링, 2015년 해외건설 수주 1위 등극

이런 지원 속에 현대엔지니어링은 2015년 처음으로 해외건설 수주 1위에 올라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한국경제 2016.01.11 기사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601118084e 


7) 합병 뒤 현대엠코 만큼 높아진 현대엔지니어링 배당성향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엠코과의 합병 전인 2013년엔 배당을 아예 하지 않았지만, 합병이후인 2014년부터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이 들어오면서 배당성향을 대폭 늘렸습니다.  

2014년엔 당기순이익의 절반이 넘는 1688억원, 2015년엔 872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했습니다.


합병 전 50%가 넘었던 현대엠코의 배당성향을 닮아간 셈입니다.


8) 현대엔지니어링 실적 부풀리기 의혹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실적 부풀리기 의혹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습니다. 전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 전무인 김모 씨는 2015년 7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원가율을 낮추는 방법으로 수익을 부풀렸다고 KBS에 제보했습니다.  그는 2014년에 실제로는 1천억~15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4천억 원으로 맞추라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수익을 부풀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비즈 2015.08.12 기사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8/12/2015081201641.html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고 현재 이 이슈는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 현대차그룹이 얼마나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이 많이 실린 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국내외 건설경기가 아무리 어려워도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성장세는 거침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여세를 몰아 앞으로도 현대엔지니어링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입니다. 대표적인 호재가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에 들어설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입니다.

현대차는 한전 부지를 감정가보다 3배를 더 준 10조5500억원에 매입해 2021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현대차그룹 51개 계열사 가운데 약 30여 개의 계열사가 입주하는 초대형공사입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6:4 또는 7:3 수준으로 공사를 나눌 것으로 보입니다.


7:3으로 배분된다 해도 현대엔지니어링이 확보하게 되는 시공금액은 7700억원 수준에 이릅니다.


연합인포맥스 2016.05.09 기사

http://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2499  

현대엔지니어링은 신규수주 확보도 순항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초 50.3%의 지분으로 참여한 러시아 나호드카 비료플랜트 건설사업을 수주해 단번에 2조 8866억원의 일감을 확보했습니다. 

문화일보 2016.09.26 기사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6092601032203008001  

지난해인 2015년 현대엔지니어링이 낸 매출의 40%에 이르는 금액으로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수주에 부진한 점을 고려할 때 주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됩니다. 


그렇다면 현대엔지니어링은 과연 언제 상장할까요?

 

여기서 주목할 곳이 바로 국회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를 3년 내 해소하도록 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순환출자는 A기업이 B기업에, B기업은 C기업에, C기업은 다시 A기업에 출자하는 식의 지배구조를 말합니다.

중기이코노미 2015.09.10 기사

http://www.junggi.co.kr/article/articleView.html?no=11297 


현재 공정거래법에서는 신규 순환출자분만 금지하고 있지만 이번 법 개정이 통과될 경우 기존에 순환출자 구조를 가진 대기업들도 규제 대상에 포함됩니다.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인 현대차 그룹도 3년 안에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어야 합니다.

 

비즈와치 2014.03.12 기사

http://news.bizwatch.co.kr/article/industry/2014/02/13/0026  

기업분할과 인수합병, 매각, 블록딜 등 기업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당연히 큰 자금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서두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저는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시 적정가치가 주당 110만 원 선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설혹 예상치 못한 변수로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늦어진다 해도 장외시장내 거래가 활발할 뿐 아니라 매년 2%대의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거둘 수 있어 여유자금으로 장기 투자할 분들이라면 편입해도 후회하지 않을 종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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