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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영주 Mar 19. 2020

주식이 나를 울릴 때 김유정역으로 가보자

주식 시장은 이미  3차 세계전쟁을 시작하고 있다.

          

10년 만에 보게 되는 종합지수 1400선...     

매일 10포인트 이상 등락을 거듭하는 미국 시장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9.11 테러와 2008년 리먼 사태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공포감이  몰려오는 기분이다.          


다행히 상장주식이 아니라 비상장 주식이라 직격탄은 지나가고 있지만,   충분히 위에서 아래로

올 것이라는 예감을 가진다.  

  

           

거안위사(居安危思)라는 말이 있다.          

평온한 상황에서도 위급한 상황을 대비한다라는

말이다.          


지금은 주식시장의 걱정보다 전시적 상황보다 심각한 경제적 위기감이 몰려온다. 또한 실물 경제보다 더 큰 개인들의 공포감을 먼저 이기는 것이 우선 일 것이다. 놀라지 말고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세계는 공멸하지 않는다.      


특히 금융은 더욱더 그러하다.     


각국은 경기를 살리기 위한 정책들과 금융기법들이 동원될 것이다.  다만 9.11 테러와 리먼 사태처럼 쉽게 회복되는 시점이 더디어 갈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글로벌 경제는 서로 어떤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살리고 움직일 것이다.           


이런 날 조급하게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하지 말고,     

조금 더 넉넉한 마음으로 먼 산 바라보는 심정으로 주변을 살피고,

     

 

오랜만에 친구와 푸줏간에서 삼겹살 두 근 정도 사 가지고 집에 모여    달달한 소주와 그리운 옛날이야기 벗 삼아 밤새 수다를 떨어보는 것은 어떤지~          



그리고 시간이 허락된다면,

        

춘천 김유정역으로 달려가      

29살에 요절한 김유정을 한 번쯤 위로해 줄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길 바란다. 도리어 여러분들이 위로받고   올 수 있기에...........................               


어제가 (3월 18일)          

김유정 소설가의 오랜 친구 필승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낸 날이기에  문득 김유정 이라는 소설가를

생각해 보았다.          


주식을 하는 것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라기보다 먹고사는 직업이 되었기에 20년 넘게 하였지만 이 시장은 그놈의 돈 돈 돈을 벌기 위해 도전하는 청춘이 넘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돈이 없어 죽어가는 절박한 김유정을 생각할 때마다 필자는 모든 것이 정지되었던 적이 있었다.          


돈이 없어 죽어가는 김유정의 피 토하는 심정이 녹아져 내리는 편지를   볼 때마다 필자는 다시금 나약해진 나를 바로 잡았고 위안을 받았다.          


김유정의 마지막 편지는 너무 절박한 김유정의 진심이 담겨 있다. 이런 피 토하는 심정 앞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잡다한 고민들이   무슨 고민이란 말인가? 죽음 앞에서도 살고자 하는 김유정의 철저한 외침을 생각할 때마다  필자는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런 혼돈의 주식시장에서 잠시 잊어버리고            

김유정의 마지막 편지를 읽어 보자  

                              


필승아(안회남의 본명),           


나는 날로 몸이 꺼진다. 이제는 자리에서 일어나기조차 자유롭지 못하다. 밤에는 불면증으로 하여 괴로운 시간을 원망하고 누워있다. 그리고 맹열猛熱이다. 아무리 생각하여도 딱한 일이다. 이러다가는 안 되겠다. 달리 도리를 차리지 않으면 이 몸을 다시는 일으키기 어렵겠다.               


필승아,           

나는 참말로 일어나고 싶다. 지금 나는 병마와 최후의 담판이다. 흥패가 이 고비에 달려있음을 내가 잘 안다. 나에게는 돈이 시급히 필요하다.      

그 돈이 없는 것이다.               


필승아,           

내가 돈 백 원을 만들어 볼 작정이다. 동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네가 좀   조력하여 주기 바란다. 또다시 탐정소설을 번역해 보고 싶다. 그 외에는 다른 길이 없는 것이다. 허니, 네가 보던 중 아주 대중화되고, 흥미 있는 걸로 두어 권 보내주기 바란다. 그러면 내 50일 이내에 역하여, 너의 손으로 가게 하여주마.      

하거든 네가 극력 주선하여 돈으로 바꿔서 보내다오.               


필승아,           

물론 이것이 무리임을 잘 안다. 무리를 하면 병을 더친다. 그러나 그 병을 위하여  무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나의 몸이다. 그 돈이 되면 우선 닭을 한 30마리 고아 먹겠다. 그리고 땅꾼을 들여 살모사, 구렁이를 10여 마리 먹어보겠다.      


그래야 내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리고 궁둥이가 쏙쏘구리 돈을 잡아먹는다. 돈, 돈, 슬픈 일이다.               


필승아,           

나는 지금 막다른 골목에 맞닥뜨렸다. 나로 하여금 너의 팔에 의지하여  광명을 찾게 하여 다오. 나는 요즘 가끔 울고 누워있다. 모두가 답답한  사정이다.

반가운 소식 전해다오. 기다리마.     


3월 18일 김유정으로부터-              



3월 18일 편지를 보낸 김유정은 3월 29일 폐병으로 사망하였다.. 수천석을 가진 명문가 집안에서 순간 몰락하고 태생적으로 말더듬이로  열등감이 많았던 김유정      


짝사랑하던 당대 명창 박록주에게도 거절당하고,      

오직 그가 의지 한 것은 춘천의 고향과 볼펜 한 자루 였다. 그 꿈을 당하지 못한 김유정 29살 그 걸음을 멈추고 영면하였다.                       


-한국 장외주식 연구소 소장 소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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