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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영주 Nov 12. 2020

[인터뷰] 소영주 소장 "장외주식은 장기저축 상품"

입력 2020.11.06 09:46 | 수정 2020.11.06 09:5


장외주식은 장거리 여행…훗날 상장 기다리는 장기투자가 핵심


자신이 몸담은 회사와 산업을 면밀히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투자시 안정성·수익성·성장성에 입각한 '상식투자론' 적용해야

소영주 한국장외주식연구소 소장ⓒEBN

지난 1990년대 말 소영주 한국장외주식연구소 소장은 조만간 우리 일상에서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임을 직감했다. 전 국민이 "이러다 언젠가 물도 사 먹는다 하겠어"라는 시시콜콜한 농담을 던지던 시절.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시선은 정수기 회사인 '웅진코웨이'와 '청호나이스'를 향했다.


"어릴 적부터 집에서 보리차만 끓여 먹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전국 음식점에 정수기가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또 가정집에서는 렌탈이라는 신개념이 생겨나더군요. 그때 알았어요. 물 사 먹겠다던 사람들의 농담이 정말 현실이 될 수 있겠구나라고요. 서둘러 웅진코웨이 주식을 사려다 보니 이미 상장을 했더군요. 제가 일상에서 장외주식의 거대한 잠재력을 체험했던 순간입니다."


실제로 당시 '웅진코웨이'는 장외주식시장에서 단 1500원에 거래됐다. 2020년 11월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7만3000원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24년치 수익률은 자그마치 '4770%'에 달한다.


소영주 소장은 국내 장외주식투자 1세대 전문가이자 장외주식시장 전도사로 불린다. 지난달 말 그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만난 소영주 소장은 단 몇 가지 법칙만 지킨다면 누구나 장외주식을 통해 부(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외주식은 매 순간 시간에 쫒기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최고의 '장기저축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장외주식시장만큼 매력적인 곳은 없습니다. 직장인들이 매일 시장 상황을 체크하고 가격 등락을 신경 쓸 겨를이나 있을까요. 이런 면에서 장외주식 투자는 마치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습니다. 좋은 회사를 선별하고 투자한 후 본인은 다시 평소 업무에 집중하면 되는 거죠. 장외주식은 우량한 종목에 투자하고, 훗날의 상장을 기다리는 저축상품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소영주 소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장외주식에 생명을 불어넣는 '상장'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장기투자' 전략과 함께 일상생활에서의 적극적인 '호기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평소 본인 스스로 애널리스트가 되어 자신이 몸담은 회사와 산업을 면밀히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조언이다.


"과거 우리나라 치과 의사들이 국내 임플란트 전문기업인 덴티움의 제품을 직접 써보고는 미국, 독일산과 큰 차이가 없다는 걸 깨닫고 상장 이전 덴티움 장외주식을 대거 사들였어요. 이처럼 누구나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호기심을 가진다면 좋은 장외주식을 충분히 발굴해 낼 수 있어요. 만약 자신이 이마트에서 캐셔로 일한다면 평소 손님들이 무엇을 사고, 어떤 기업 제품이 인기를 끄는지 등을 끊임없이 살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소영주 소장은 장외주식 투자는 마치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EBN

▲꿈틀대는 장외주식시장…생존법은 '상식투자론'


최근 장외주식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를 자랑하고 있다. 제로금리 장기화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공모주 열풍 등이 겹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장외주식시장으로 부쩍 이동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유일한 제도권 장외주식 거래시장인 K-OTC의 경우 2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연 거래대금이 지난달 15일 시장 개설 이후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1조원 달성 속도 역시 가팔라지면서 시장 출범 이후 누적거래대금 1·2·3조원의 돌파 소요 기간은 각각 3년 7개월, 1년 6개월, 9개월로 단축됐다.


다만, 장외주식시장은 대표적인 비대칭 정보시장으로 꼽힌다. 기존 주식시장과 달리 장외주식과 관련한 공시도 없고, 그 흔한 증권사 리포트 조차 구경하기 힘들다. 이런 환경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어떻게 '성투(성공한 투자)'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까.


그는 장외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 공식으로 '안정성·수익성·성장성'에 입각한 '상식투자론'을 꼽았다. 그 역시 장외주식을 처음 투자했을 때 '상식투자론'을 적용해 짜릿한 성투를 이룬 경험이 있다.


"지난 2000년 '강원랜드' 장외주식을 투자했을 때 상식투자론을 처음으로 적용했어요. 당시 정부는 향후 불확실성 때문에 강원랜드에 대한 안전장치로 공공지분 51%를 확보하기로 했는데 이를 통해 가장 중요한 '안전성'이 검증됐어요. 또 당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도박을 하는 국가 3위라는 자료가 나왔는데 이는 곧 카지노 사업이 충분한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걸 의미했죠. 정말 지루한 이야기지만 결국 장기투자와 상식투자론에 입각한 투자만이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장외주식을 접한 투자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적정가격' 산정이다. 장외주식 시장은 비제도권 시장에 속하는 만큼 '적정가격'이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개인과 개인 간 상대매매로 거래가 진행되는 구조로 거래가격 역시 천차만별이다.


"종목을 매수하기에 앞서 반드시 세 군데 이상의 중개업체 가격을 확인해야 해요. 또 기관이 마지막에 투자한 단가는 얼마인지를 확인하는 과정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이를테면 기관투자자가 A종목 한 주를 1만원에 주고 샀다면, 일반투자자들은 이보다 20-30% 높은 가격에 사는 게 일반적입니다. 기관은 대량의 금액을 투자하기 때문에 오너와 직접 만나 가격을 협상하고 투자 단가를 낮출 수 있지만 소량을 거래하는 개인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죠."


▲"기관 비중 높은 기업과 상장 재수생 주목해야"


이쯤 되자 문득 궁금해졌다. 성공적인 장외주식 투자를 위해 갖추어야 할 평소 습관은 알겠는데 정말 '좋은 장외주식'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좋은 장외주식은 오너 지분보다 '기관' 지분이 높은 회사여야 합니다. 오너 지분이 높은 회사는 상장보다는 배당으로 끝날 수 있어 투자 기피 기업입니다. 반면 기관이 높은 지분을 가진 기업은 상장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또한 한번 상장에 실패한 기업은 실패 원인을 파악하고 1년 후 재차 청구할 수 있기에 재상장할 확률이 높습니다."

소영주 소장은 좋은 장외주식으로 기관 비중이 높은 기업과 상장 재수생을 꼽았다.ⓒEBN

그는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장외주식시장에서 꾸준히 활동하면서 '최초'의 타이틀을 모두 거머쥐었다. 국내 전문가로는 처음으로 장외주식 서적을 발간했고, 장외주식을 증권 방송에 최초로 소개했다. 피스탁 대표이사 시절에는 해당 플랫폼을 기업분석 중심으로 개편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도 장외주식시장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여전히 남아있다.


"오직 부자가 되고 싶단 열정으로 생소한 장외주식시장에 입문한 지 어느덧 4반세기가 흘렀습니다. 제가 깨달은 것은 장외주식시장은 욕심없이 조금씩 전진 한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겁니다. 다만 기회가 된다면 장외주식과 공모주 만을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운영해 장외주식으로도 안전하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에 남겨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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